KBS본부 19일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의 등 고발

강 이사 제보자에게 전화 “한 발자국만 더 하면 너 죽는다”

강규형 KBS이사가 법인카드를 유용했다고 밝힌 제보자들을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협박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강 이사가 새벽 1시가 넘은 시각에 성재호 KBS본부장에게 전화해 막말을 하기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본부 사무실에서 강규형 KBS이사가 법인카드 유용을 밝힌 제보자들에게 ‘직업이 없으니 개 빗질이나 하지’ 등 인신 모독적이고 협박성 내용이 담긴 메시지 200여 통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날 제보자 B씨는 그동안 자신과 다른 제보자가 당했던 협박 내용을 전했다. B씨는 강규형 이사가 있는 애견인 동호회 SNS 모임방에서 활동하고 있다. 제보자 B씨는 “내가 최초 신고자로 모든 것을 제보했다”며 “강 이사는 다른 여성 제보자를 괴롭히지 말아 달라. 지금 기자회견의 목소리를 다 내보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KBS본부는 강규형 이사가 16일 밤 제보자 B씨에게 전화 해 “여기서 (폭로가) 끝나면 봐주고, 대신 여기서 하나만 더 나가면 그 때는 너 죽고 나죽고야”, “경고한다. 한 발자국만 더 하면 너 죽는다” “니들 절대로 나서지 마. 나서면 다친다. 뭣도 모르는 것들이 끼어서 여기저기서 난리를 피냐” 등의 말을 했다고 폭로했다.

제보자 B씨는 “저는 결혼 9년차로 아직 아이가 없는데 저에게 전화해서 (부인이) 나 모르게 애를 지웠냐는 식의 말을 하기도 했다. 왜 이렇게 사람 가슴을 아프게 하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강규형 이사는 애견 모임방에서 ‘강기봉’ ‘하기봉’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제보자들에게 인신 공격적 문자 등을 보냈고, 관련 메시지 내용은 KBS본부에서 확보한 상태다.

강 이사는 제보자 A씨에게 ‘쓰레기’ ‘룸펜’ ‘직업이 없으면 개 빗질이나 하지’ ‘죽이려면 확실히 죽여야 돼요. 어설프게 건드리면 그것도 허위사실로 반대로 당하게 되는 게 세상의 이치’ ‘부모를 만나야겠다’ 등 인신 모독과 협박성 메시지를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보냈고, A씨 전화번호를 알아내 전화를 하기도 했다.

오태훈 KBS본부 수석부본부장은 “9월28일 법인카드 사적 사용 실태 기자회견 후 강 이사가 제보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들을 다 확보하고 있다. 제보자들은 ‘이런 게 하지 마십시오’ 등으로 자제를 요구했지만 강 이사는 계속해 협박성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KBS본부는 19일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부분에 대해 업무상 배임혐의, 제보자에게 보낸 메시지에 대해 협박 및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강규형 이사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다.

서창효 변호사(민변 언론위원회)는 “KBS 이사는 공공성 공익성 투명성을 담보해야 하는 중요한 자리”라며 “제기 된 의혹을 수사기관에서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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