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10일 이사회 재개 ‘김장겸 사장 해임안’ 처리될 듯

김장겸 ‘소명서’ 제출 “공정보도 훼손, 근거 없는 비방”

김장겸 MBC 사장 해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이완기)는 8일 오전 제7차 임시 이사회를 열고, 김장겸 문화방송 대표이사 사장 해임 결의안을 상정했다. 이날 김장겸 사장은 출석 도중 방문진 회의장 앞에서 ‘물리적 출입이 어렵다’는 이유로 돌아갔고, 팩스로 불출석 이유와 해임 사유에 대한 소명서를 제출했다.

 

이사회에서는 ‘요건을 갖췄으니 지금 처리하자’, ‘김장겸 사장의 출석 소명이 필요하고, 구 여권 이사들이 참석한 후 하자’ 등의 의견이 나왔다. 이완기 방문진 이사장은 이사들의 의견을 들은 뒤 현재 출장 가 있는 이사들이 돌아오는 시점에 맞춰 10일(금) 오후 5시에 이사회를 재개하고 김장겸 사장을 재출석시키는 것으로 정리했다.

 

이날 방송문화진흥회 임시 이사회에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구 여권측 이사 3명(권혁철 김광동 이인철)이 참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이사회가 자신들의 의결권을 침해했다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이사장에서 해임된 고영주 이사도 오지 않았다. 방문진은 19차 정기이사회에서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 및 이사 해임 건의 결의 건을 통과시켰고, 방통위에 고영주 이사 해임을 요구한 상태다.

김장겸 MBC사장은 이날 “조합원들이 회의장 출입구를 가로 막은 채 팔을 붙들고, 욕설과 반말 등으로 출입을 막았다. 회의장 출입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데다, 겁박적인 분위기가 10여 분 이상 계속돼 출석 소명이 불가능했다”는 내용의 문서를 방문진에 보냈다.

하지만 김장겸 사장은 불과 10여 발자국만 가면 방문진 회의장에 들어갈 수 있었고, 앞에 있던 취재진들도 충분히 길을 터줄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장겸 사장은 주위에 조합원들을 핑계로 발길을 돌렸다.

 

이완기 유기철 최강욱 김경환 이진순 등 방문진 이사 5명은 김장겸 사장 해임 사유로 △방송법 및 MBC 방송강령 위반 △부당 전보 징계 등 노동조합 탄압과 인권 침해 △신뢰와 품위 추락 △파업 대한 무대책 등의 이유를 제기했다.

김장겸 사장은 소명서에서 “정치적 탄압의 자리에 서서 소명하게 된 것이 심히 유감스럽다”며 “(해임 사유) 주장이 사장으로 선임되기 전에 관련된 것이거나 지극히 감정적, 주관적인 내용이라 해임사유로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공정성 훼손과 관련 “저는 30여 년 동안 기자로서 본분을 다해왔다고 자부하며, 방송법이 규정한 방송 공정성과 공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 왔을 뿐, 이를 훼손하고 말살했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비방”이라고 했다.

또 “취재 현장에서 MBC취재팀이 특정 정파 성향의 시위대로부터 협박을 당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폭력을 행사한 시위대의 문제이지, MBC 보도가 잘못되어서 그렇다고 볼 수 없다”고 적었다.

노조 탄압에 대해 김 사장은 부당 전보와 부당징계의 책임을 전면 부정했다. 오히려 김 사장은 “언론노조의 총파업과 진보언론학자들의 성명서는 ‘민주당 문건’에서 적시된 내용으로 오히려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을 위해 사전에 기획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파업 66일차를 맞은 MBC본부는 방문진 앞에서 집회를 열고 김장겸 사장 해임을 촉구했다.

 

 

저작권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