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KBS파업 78일차 집회 “우리는 싸우고 있다”
감사원 결과 곧 발표 예상 … “승리의 교두보 마련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가 20일 서울 여의도 KBS신관 로비에서 조합원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총파업 78일차 집회를 열었다. KBS본관 민주광장에서 ‘포항 지진피해 주민 돕기 특별 모금 방송”이 있어 집회 장소를 옮겼고, 일부 조합원들만 민주광장에 남아 총파업을 알리는 침묵 피켓팅을 했다.

성재호 본부장은 집회에서 “감사원의 KBS이사회 업무추진비 유용 등에 대한 조사를 방해한 세력들이 있다고 알고 있다”며 “우리는 감사원의 빠른 조사결과 발표와 결단을 촉구하고 있고, 곧 그 발표가 멀지 않았다. 곧 승리의 교두보가 마련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KBS본부는 이번 주 이날 집회를 시작으로 21일 11시 대치동 법무법인 ‘바른’ 앞에서 ‘이원일 KBS 이사 사퇴촉구 집회’, 22일 사내 집회, 23일 광화문 집회, 24일 돌리고 집회 등을 계획해 놓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 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은 “고대영 사장, 이인호 이사장, 자유한국당의 입장이 정확히 일치한다”며 “이제 모든 것이 분명해졌다. 국민들이 이제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이 왜 더 이상 KBS에 머물러서는 안 되는지 더욱 명쾌하게 이해할 거라고 본다”고 규탄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이 싸움이 끝났을 때 저에게 아무런 힘이 남아 있지 않도록 KBS의 총파업을 승리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투쟁 의지를 밝혔다.

 

배성재 한국일보지부장은 투쟁 기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배 지부장은 “KBS 뉴스의 신뢰성, 공정성 등의 지표들이 하락하고 있는데 제대로 정신이 박힌 경영진이라면 당연히 자진해서 물러나야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꼬집었다.

배 지부장은 이어 “9월 4일 총파업을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조합원들의 의지와 결기는 여전히 높아 보인다”며 “하루 빨리 고대영 이인호 등 적폐 인사들을 물러나게 해 KBS 정상화를 이루자”고 강조했다.

이날 사회를 본 강승화 아나운서는 “아무 일이 없다는 것처럼 모금 방송하는 아나운서들은 동료들이 78일째 총파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한 번이라도 떠올려야 한다”며 “파업 참여 중인 아나운서들이 모두 민주광장에서 침묵 피켓팅을 하고 있다. 저도 빨리 민주광장으로 가서 우리가 여전히 싸우고 있다고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집회에서는 강규형 KBS이사가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노조에 알린 제보자들에게 시비를 거는 모습을 담은 영상과 함께 이 사건을 다룬 미디어오늘 기사를 공유했다. 지난 19일 경기도 안성팜랜드에서 열린 ‘도그 쇼(dog show)’에서 강규형 이사가 제보자들에게 신체적 접촉 등을 해 급기야 경찰이 출동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같은 소식과 영상을 접한 조합원들은 강규형 이사의 행동으로 KBS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개탄했다.

한편, 지난 파업에서 ‘파업 지지 현수막’을 파우치를 만들었고, 이번 파업 승리 후 현수막을 재활용해 기억에 남는 ‘굿스’를 만들어 보자는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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