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본부 파업 79일째 ‘이원일 이사 사퇴 촉구’ 집회
이사회 상습 불참, 무분별한 법인카드 사용에 조합원 분노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총파업이 79일째를 맞이한 21일 11시 서울 대치동 법무법인 ‘바른’ 사무실 앞에 KBS본부 조합원 300여명이 모였다.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성재호)는 ‘이원일 KBS이사 사퇴촉구’ 집회를 열고 업무추진비를 개인용돈 쓰듯 유용한 이원일 KBS 이사를 규탄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KBS본부는 이날 <KBS 이사회 상습 불참 이원일은 사퇴하라>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하늘에 띄웠고, 총파업 중인 것을 알리는 선전전을 했다.

이원일 이사는 2015년 11월부터 2017년 8월까지 70여 차례에 걸쳐 법인카드로 2100만원을 사용했다. 이중 68개 내역이 법무법인 ‘바른’ 근처인 서초동 법조타운에서 쓰인 것이 확인됐다.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이원일 이사가 마지막으로 참석한 이사회에서 했던 발언을 똑똑히 기억한다. 자신의 KBS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유출한 사람을 반드시 색출해달라고 말했다“며 “국민들이 낸 KBS 수신료를 함부로 쓰는 것, 부정하게 쓰는 것, 유용하는 것을 감시하고 고발하는 일은 공익적인 일이다. 이원일 이사가 지금이라도 양심이 있으면 KBS이사를 사퇴하는 하는 것이 도리”라고 강조했다.

오정훈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수많은 국민들이 KBS 총파업을 응원하며 지켜보고 있다“며 “전체 언론노동자들이 함께 하고 있는 이 싸움은 반드시 이길 수밖에 없다. 조금만 더 힘을 내자”고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집회에 참여한 조합원들 역시 무책임한 이사들의 행태에 분노를 터트리며, 감사원에 강한 처벌을 요구했다.

김영민 스포츠구역 중앙위원은 “KBS 이사회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유용하며 밥 사먹는 이원일 이사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총파업이 이렇게 길어지고 있는데, 해결에 대한 생각도 없고, 이사회에는 나오지도 않는 이사가 무슨 KBS 이사인가?”라고 따졌다.

김영민 중앙위원은 이어 “국민들이 안다면 이런 이사들 당장 해임되어야 한다고 외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규탄했다.

안주식 조합원(PD)은 “다큐 제작비가 계속 줄어 PD들은 촬영 나가면 시간외 수당 아껴 제작한다”며 “KBS 이사들이 법인카드 알기를 정말 우습게 아는 것 같다. 공영방송의 이사가 이 주변(법무법인 바른)에서만 법인카드를 사용해 밥을 먹었다는 건 정말 뻔한 거 아니냐”고 따졌다.

이날 집회에서는 ‘0원’이 찍힌 통장이 오히려 자랑스럽다는 발언이 나와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김영민 중앙위원은 “오늘 KBS 월급날이다. 확인해보니 실 지급액이 ‘0’원이 찍혔다. 돈보다 공영방송이 더 중요하기에 괜찮다. 오히려 자랑스럽다. 나중에 우리 아이들에게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사회를 본 박노원 KBS아나운서는 “오늘 수많은 사람들이 0원이 찍힌 월급명세서를 받았는데, 지금 이 시간에도 이원일 이사는 KBS 법인카드로 밥을 먹고 있다고 생각하니 분노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KBS 총파업이 이렇게 길어지고 있는데 KBS 이사회에 참석조차 하고 있지 않는 무책임한 이원일 이사는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외쳤다.

손관수 조합원(기자)은 “이렇게 추운데 우리는 왜 여기까지 와 있는지 생각해 봤다”며 “이런 추위와 총파업 과정에서 있는 다양한 고통이 어쩌면 인내의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한편, KBS본부는 23일(목) 오후 2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KBS이사회의 업무추진비 유용과 관련한 감사원의 철저한 조사와 조속한 결과 발표를 촉구하는 파업 집회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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