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고대영 등 ‘업무방해죄’ ‘국정원법’ 위반 혐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시 여부도 수사 의뢰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과 반값등록금국민본부,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청년하다 등 4개 단체는 30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2011년 당시 KBS, MBC, YTN 보도책임자들을 국정원법 위반과 업무방해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기자 회견에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과 안진걸 반값등록금국민본부 집행위원장, 김한성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의장, 유지영 ‘청년하다’ 대표 직무대행,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 등이 참석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도록 한 방송법의 입법취지를 부정하고 방송사의 보도업무와 보도부문 종사자들의 업무를 방해한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고발 대상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2011년 국가정보원 2국 소속 근무자들과 고대영 전 KBS본부장(현재 KBS사장), 박승규 전 KBS사회부장(현 KBS스포츠국장), 임창건 전 KBS보도국장, 문철호 전 MBC보도국장, 전영배 전 MBC 보도본부장, 채문석 전 YTN사회부장(현 YTN 사이언스 TV국장), 김홍규 전 YTN보도국장(현 YTN라디오 상무) 등 10여명이다. 또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시 여부 등을 수사해 달라고 의뢰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반값 등록금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으나, 이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국정원 등의 정보기관을 동원하여 부정적으로 여론을 통제하려고 했다는 사실이 최근 경향신문의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학생, 시민단체와 함께 당시 방송 책임자들을 고발한다”며 “검찰이 정의를 바로 세우는데 한 치도 망설임이 없어야 한다”고 엄정한 조사와 처벌을 요구했다.

안진걸 반값등록금국민본부 집행위원장은 “전국 대학생들이 반값 등록금을 요구하는 전국 대학생들의 움직임이 커지자 이를 막고자 했던 이명박 정부의 공작이 다 드러났다”며  “이 과정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역할도 주목해야 한다 이 전 대통령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정원 문건 중 반값 등록금 관련 내용은 △반값 등록금을 주장하는 종북 좌파들을 적극 차단 △반값 등록금을 지지하는 연예인들을 공격 △공영방송 보도책임자들을 만나 종북 좌파의 잘못된 주장이란 점을 부각시키라는 것이 들어가 있었다고 안 집행위원장은 덧붙였다.

김한성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의장은 “정부 기관과 언론을 동원하여 반값등록금 실현을 바라는 학생들과 이를 지지하는 시민들의 여론을 통제하려 한 충격적인 일”이라며 “국정원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가로 막았던 이 문제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1년 고려대 부총학생회장으로 반값등록금운동을 주도했던 ‘청년하다’ 유지영 대표 직무대행이 참석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 수많은 대학생들이 높은 등록금문제로 고통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생활하였기에 반값등록금 실현에 대한 지지가 높았던 것인데, 어떻게 이 주장이 종북과 연결될 수 있는지 당시 너무나도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유지영 직무대행은 “당시에 활동했던 많은 대학생들과 여전히 높은 등록금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라도 반값등록금에 대한 왜곡보도의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한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권력과 자본을 감시해야 할 언론이 국가권력인 국정원으로부터 보도지침을 받고 통제 당했다는 것은 경악스럽고 통탄할 일”이라며 ‘현업 언론인으로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박진수 지부장은 이어 “촛불 민심의 분노가 1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새로운 언론을 만들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정권의 언론장악에 적극 부역하거나 침묵했던 언론적폐들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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