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영 지부장 “농성장 가슴속에 남아있을 것”

김환균 위원장 “시청자에게 사랑받는 OBS로”

“오늘 저희들은 농성장을 걷는다. 지난 투쟁 과정에서 굳건히 지켜온 농성장은 가슴에 남아있을 것이다”(유진영 언론노조 OBS희망조합지부장)
 


OBS정상화 투쟁 279일 만에 해직자 전원이 원직 복직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지부장 유진영)가 18일 낮 경기도 오정구 OBS사옥 앞마당에서 조합원, 언론 노동시민사회단체 간부 등 80여명이 모인 가운데 ‘해직자 복직 투쟁 보고 대회’를 했다.
 

OBS지부는 지난 봄 ‘OBS방송정상화 투쟁본부’ 천막을 설치해 정리해고 분쇄와 OBS정상화 투쟁을 해 왔다. OBS 회사측은 지난 4월 14일 언론노동자 13명을 해고했지만 그 해 여름 경기지방 노동위원회는 이를 부당해고를 판정했다. 사측은 다시 이들을 자택 대기발령으로 정상적인 복직을 미뤘다. 11월 현업 복귀 및 교육 대기발령으로 전환했다. 12월 15일 해직자 전원이 원직 복직했다.

 

OBS지부는 투쟁 과정 속에서 비상대책위 징계 등의 노조 탄압을 감수했고, 6월 경인지역 41개 시 군 1,000km를 자전거로 달리며 지역 시청자들을 만나면서 지역방송의 역할과 소중함을 느끼면서 투쟁의 내용을 알렸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정상화 투쟁 279일. 긴 시간 동안 땡볕에서 폭우에서, 칼 바람과 눈 비 맞으며 천막 농성을 이어왔다”며 “이제 우리 앞에는 OBS를 더 건강하고, 강하게,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방송으로 만드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OBS 새 사장의 과제로 내부 인사 개혁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보직 맡은 사람들이 계속해 보직 맡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 OBS의 오랜 관행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조직은 썩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진영 OBS지부장은 “이번 투쟁은 무능의 역주행에 맞서고 잊고 있었던 1600만 시청자들을 만나고, 언론노조 동지와 시민사회, 그리고 조합원들이 하나 되어 싸운 투쟁”이라고 평가한 뒤 “이제 노사가 OBS를 진정한 지역의 방송으로 살릴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투쟁 경과를 보고 한 오동식 OBS지부 사무국장은 “정리해고 투쟁에서 승리했다고 하지만 아닙니다. 우리는 조합원을 지켰을 뿐”이라며 “조합 파괴 행위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함께 했을 뿐이다. 이제부터 조합은 위기를 극복하고, OBS 발전 기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경기인천지역의 노동 시민사회단체 간부들도 OBS 투쟁 성과에 박수를 보냈다. 권오광 민주노총 부천김포시흥지부 의장은 “굴뚝 고공농성, 천막 투쟁, 단식 농성을 하는 곳이 많다. 정부가 아니라 우리가 투쟁해서 해결할 과제임을 보여 준다”고 전한 뒤 지역 투쟁 사업장에 OBS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회사가 이제 방송재허가, 시청자와 약속, 노동조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돌아온 조합원들에게 꽃다발을 전달했고, 그동안 농성을 해왔던 천막을 치우고 희망의 풍선을 하늘로 날리는 행사를 했다.
 

원직 복직한 원태희 조합원은 “OBS 정상화 될 때까지 함께 하겠다”며 “긴 시간 동안 믿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백민섭 조합원은 “(해고된 뒤) 어제까지 같이 토론하고 일하던 선후배 동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이게 제일 두려웠다”고 말한 뒤 “오늘이 참으로 행복한 날입니다. 여러분들의 손길 얼마나 따뜻했는지 감사하다”고 전했다.

OBS 10년 창사 프로그램을 준비 중인 김력균 조합원은 “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웃고 울던 이들을 만났는데 이들은 OBS를 따뜻하게 기억하고 있었다”며 “조합원들 역시 너무나 OBS를 사랑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희망자전거 단장을 했던 전동철 조합원은 “해직자 복직 투쟁 우리가 해냈다”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30분 OBS 회의실에서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과 박성희 OBS신임 사장은 2017년 단체교섭 상견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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