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텍지회 조합원들 49일째 고공농성

30일 ‘굴뚝농성 연대’ 국회서 농성장까지 행진

 

굴뚝 위 두 노동자는 오늘도 내려오지 못했다. 홍기탁 전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30일 현재 49일째 서울 목동 열병합 발전소 내 75m 굴뚝 꼭대기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추위와 비 그리고 미세 먼지까지 겹쳤지만 투쟁 승리를 기원하기 위해 전국에서 노동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여 현수막과 만장 등을 들고 목동 파인텍 본사 앞까지 행진해 약식 집회를 한 후 굴뚝으로 향했다.
 

한국 최대의 폴리에스터 원사 생산 업체였던 한국합섬은 2006년 정리해고를 하고 회사 문을 닫았다. 2011년 한국합섬을 인수한 스타케미칼은 공장을 다시 돌렸다. 5년간 공장을 지키며 싸웠던 노동자들은 다시 일자리에 돌아갈 수 있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2013년 스타케미칼은 법인 해산을 결정하고 2014년 5월 공장을 철수한다. 차광호 스타케미칼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대표는 스타케미칼 굴뚝(45m) 위에서 408일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을 했다. 스타케미칼은 자회사인 파인텍을 만들어 고용승계, 노동조합 승계, 단체협약 승계를 약속했지만, 2017년 공장 철수 수순을 밟았다. 11월 12일 홍기탁 전 지부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공장 정상화 등 약속 이행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굴뚝 행진을 준비한 송경동 시인은 “2015년 408일만에 내려왔던 차광호가 이번에는 하루 세 끼 밥을 올려주고 있다. 촛불 혁명 원년 마지막 날인 12월 30일이면 <408+49일>이 된다”며 SNS 등을 통해 파인텍 지회 투쟁을 응원하는 제안자들과 연대기금을 모았다.
 

 

굴뚝 앞 무대에 이소선 합창단, 민중가수 지민주씨의 노래, 기찻길옆작은학교 학생들의 공연, 들꽃의 몸짓 공연 등이 이어졌고, 85호 크레인(35m)에서 고공농성을 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당선자가 연대 발언을 했다.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노동자들은 35m 크레인에서 45m 굴뚝으로 그리고 다시 75m 굴뚝에 오르고 있는데 약속을 어긴 자본가들은 여전히 떵떵거리고 사느냐”고 비판했다.

김 지도위원은 “제가 크레인에서 내려올 수 있었던 것은 희망버스의 힘이었고, 동지들이 복직할 수 있었던 것은 연대의 힘이 었다”며 “박준호, 홍기탁 동지가 땅을 밟을 수 있게 할 수 있는 것은 연대의 힘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굴뚝 타종식에서 참가자들이 2018년 새해 소원을 말했고, 자신이 착용했던 손수건들을 굴뚝 아래 나무에 묶으며 투쟁 승리와 굴뚝에서 두 동지가 무사히 내려오기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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