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재호 KBS본부장 “고대영 이후 국민의 방송 KBS를 준비하자”
예능, 드리마 복귀 “1월 4째 주까지 고대영 체제 계속 땐 재파업”

2017년 9월4일에 시작한 KBS총파업이 2일 121일차를 맞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KBS본부는 1월 2일, 새해 평일 첫날에 서울 여의도동 KBS본관 민주광장에서 집회를 했다.

청와대가 방통위의 ‘강규형 이사 해임건의안’을 지난 달 28일 재가함에 따라, 현재 KBS이사회 재편이 진행 중이다. 이르면 다음 주에 고대영 사장 해임이 현실화될 수 있어 ‘고대영 이후의 국민의 방송 KBS를 준비하자’는 KBS본부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이제 사실상 승리했다. 우리가 120일이 넘게 싸워오고 있는 것은 KBS를 정상적인 방송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우리가 이제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이제 우리가 일터로 돌아가서 무엇을 할지 KBS를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지를 준비했으면 좋겠다. 고대영 이후의 새로운 KBS를 함께 준비하자”고 말했다.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은 “해가 바뀌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았다. 아마도 KBS 싸움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평창 동계올림픽을 잘 치르는 방법은 고대영사장이 이제 KBS를 떠나 집에 가는 것이다. 조합원들이 함께 올 한 해에도 단단히 뭉쳐서 승리를 쟁취하자.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는 공영방송 꼭 만들어내자”며 조합원들을 격려하였다.

이날 집회에 ‘삼성 백혈병’ 피해자 고(故) 황유미씨 아버지인 황상기씨가 참석해 연대 발언을 한 후 공영방송 KBS 역할을 촉구했다.

황씨는 “우리가 꼬박꼬박 수신료를 내고 사장에게 월급 주는 이유는 공정한 방송을 하라는 것”이라며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죽고 병들어가도 고대영 사장 체제 KBS는 다루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물러나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황씨는 “대표적 공영방송 KBS가 빨리 정상화 되어 방송의 비판기능을 살려서 우리나라 대기업 삼성의 잘못된 점들을 파헤치고,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것을 위해서 고대영사장이 하루빨리 물러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 달 29일 비대위 회의 결과, 고대영 사장 해임까지 총파업 투쟁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KBS정상화의 신속한 준비를 위해 예능과 드라마 구역 PD 조합원들에 한해 새해 1월1일부터 파업을 잠정 중단하고 제작 현장에 돌아가 방송정상화를 위해 사전 준비에 나선다.

이 같은 결정은 우선 시청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KBS의 새로운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조치이며, 특히 대규모 인원과 자원이 모여 함께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예능과 드라마의 제작 현실 속에서 고대영 퇴진과 동시에 신속한 방송 정상화와 개혁 조치들을 위해서라도 제작 여건 상 사전준비 기간이 타 부문에 비해 장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예능 프로그램인 ‘1박2일’ 10주년 프로그램은 12월31일 방송되기도 했다.
 
또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방송을 위해 스포츠 구역의 전문 PD와 기자들은 언제라도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인 방송과 중계를 위해 대비하며, 여건이 마련되는 대로 스포츠 구역 조합원들도 올림픽 사전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예능과 드라마 등 일부 조합원들이 정상화를 위한 사전 준비를 위해 업무를 시작하더라도 분명한 것은 고대영 사장의 퇴진 일정이 단 하루도 늦춰져서는 안 된다”며 “적어도 오는 1월 넷째 주까지 고대영 사장이 해임되지 않는다면 예능과 드라마 조합원들은 더욱 강도 높게 다시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한편, 고대영 KBS사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자진사퇴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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