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완, 권영길, 김종철, 문규현, 명진 스님 등 24일 기자회견
YTN지부 25일 연차 투쟁 돌입 … “31일까지 퇴진하라!” 최후통첩

“최남수는 YTN 사장에서 물러나라” “공정방송 YTN이 더 망가져서는 안된다”

최남수 YTN 사장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언론 관련 시민단체 뿐만 아니라, 학계, 노동계, 여성계, 종교계 각계각층의 사회 원로 및 대표들 227명이 최남수 YTN 사장 사퇴를 촉구했다.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YTN에서는 언론 중에 가장 먼저 탄압받아 노종면, 현덕수 등의 해고자가 생겼다. 시민사회 대표들은 지난 ‘촛불 혁명’을 거치면서 가장 먼저 해고자들이 복직했던 YTN은 최남수 신임 사장 때문에 다시 구성원들과의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을 비판했다.

24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YTN 최남수 사퇴 촉구’ 연명자 총 227명 중 사회원로 및 학계, 노동, 여성, 언론, 종교 등 각 계 각층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유신 독재에 맞섰던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박정희 독재 정권에서 해직된 김종철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장, 언론노조의 전신인 언론노련의 초대 위원장인 권영길 민주노총 지도위원, 평화 통일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문규현 신부, ‘불교 적폐 청산’ 운동을 하고 있는 명진 스님 등이 포함된 각계각층의 내로라하는 사회 원로 30여 명이 참석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소장은 “YTN이라는 방송에 최남수 사장 때문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10년 가까이 YTN 방송 노동자들이 공정방송을 위해 얼마나 싸워왔는가? 얼마나 피눈물을 많이 흘려왔는가”라며 “난데없이 누군가 나타나서 (공정방송을) 발로 찬다는 것은 두고 볼 수 없는 일이다. 여기 계신 각 계 각층의 많은 사람들이 함께 싸운다면 끝까지 힘을 보태겠다”고 강한 어조로 힘주어 말했다.

원로 언론인이자 한겨레 전 부사장을 역임한 임재경 선생은 “긴 얘기는 하지 않겠다. YTN은 우리나라의 공공방송 중에 하나다. 공공방송의 수장이라고 하는 사람이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것은 사회에 전혀 도움 되지 않는 일이다”며 “언론이라는 것에서 중요한 것은 직업윤리다. 그러한 직업윤리 중 부끄러움을 아는 것은 언론인의 중요한 덕목인데, 그것이 갖추어지지 않는 일이 없어야 하지 않겠나. 최남수 사장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명진 스님은 “YTN의 돌발영상이 생각난다. 그 영상을 보면서 통쾌해 했고,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 속에서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에 조금 더 다가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하루 빨리 YTN에서 돌발영상과 같은 좋은 방송을 보기 위해서라도 최남수 사장이 시대에 역행하지 말고 사퇴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최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은 “YTN 최남수 사장은 머니투데이방송 시절 이명박 찬양 글을 올리고, 트위터에서 여성을 비하하기도 했다”며 “온갖 잡스러운 짓을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고 있는데 여전히 사장이라고 버티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이사장은 ‘YTN 노사 합의 파기’에 대해 “최 사장이 보도국장 인선, 언론 적폐 청산 등의 약속을 다 뒤집었다”고 우려한 뒤 “오늘 기자회견에 참여하고 또 서명한 227명은 이승만 자유당과 박정희 독재정권에 맞서고 1980년 5월 항쟁과 1987년 6월 항쟁을 이끌고 참여했던 인사들이다. 이 땅의 민주화와 민족을 위해 투쟁했던 사람들이 최남수 퇴진을 바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의 전신인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이하 언론노련)에서 초대위원장을 한 권영길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최근 평창올림픽과 관련한 언론들의 보도행태를 지켜보면서 참담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 언론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고 있는 요즘”이라며 “조중동 보수 언론이 의제를 던지면 방송이 뒤따라서 나발을 불고 있는 상황인데 YTN도 자유로울 수 없다. 최남수 사장이 이런 상황을 방치한 채 끝까지 버틴다면 참담한 꼴을 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평화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문규현 신부는 “이명박 박근혜 적폐 청산 없이 미래는 없다”며 “YTN 역시 적폐 청산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최 사장이 있는 한 미래가 없다”고 일침을 놨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자들이 가장 절망하는 순간은 신뢰를 바탕으로 합의했던 합의를 회사가 무너뜨릴 때 절망하게 된다. 노동자와의 약속을 파기한 인사를 사장으로 인정할 수는 없다”며 “우리사회 공정 방송 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YTN 구성원들의 노력을 최 사장은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24일 YTN 노사 중재자로 협상에 참여했던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YTN 노조가 인사권을 요구한 적이 없는데도, 최 사장은 사실을 왜곡하며 노조를 폄훼하고 있다. 합의는 그것이 구두로 한 것이든 문서든지 간에 상관없이 지켜져야 한다”며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할 언론사의 사장이 노사 합의를 뒤집는 행태는 묵과하기 어렵다. 깨진 합의를 되돌릴 순 없다. 오직 사퇴만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원로 선배님들 앞에서 송구한 마음뿐”이라며 “박근혜 정권 부역자들에 의해 YTN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지금 YTN 사측은 해직자들을 적폐로 몰고 있는데, 구성원들은 좌절을 넘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이어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 하에서 이러한 YTN 사장 퇴진을 촉구해야 하는 이 상황이 과연 정상적인 것인가”라며 “언론 내 곳곳에 부역 언론인과 적폐 세력이 자리 잡고 있다. 하루빨리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25일 전 조합원들의 ‘연차 투쟁’을 시작으로 오는 31일까지 최 사장과 김호성 YTN 상무 등 YTN 경영진 사퇴를 최후통첩하고, 사퇴가 이뤄지지 않으면 내달 1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최성주 언론개혁연대 공동대표는 기자회견 참석자들과 함께 ‘언론인 자격없는 YTN 최남수 사장은 당장 사퇴하라’는 제목의 사회원로 및 각계 대표 공동선언문을 낭독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 지었다.

한편, 기자회견 이후 YTN 사측은 ‘사회원로 및 각계각층의 공동선언’에 ‘유감’을 표명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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