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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장악에 싸운 사람이 KBS사장돼야”
[0호] 2018년 02월 08일 (목) 18:48:57 고현호 언론노보 기자 dbl4062@gmail.com

언론노조 KBS본부 8일 ‘KBS 새 사장의 조건과 과제’ 토론회 개최
방송사내 적폐 청산, 노동인권 신장, 자본으로부터 독립 등 과제 제시

   
 

공영방송 KBS 정상화의 첫 단추는 새로운 사장의 선출 문제다. 지난 143일간의 파업 끝에 고대영 사장이 물러났고, 이후 잔여 임기 9개월 동안 KBS의 개혁을 이끌 사장의 조건을 묻는 토론회가 열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8일 12시 여의도동 보이스카웃 회관 강당에서 <KBS 새 사장의 조건, 자질 그리고 과제>를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KBS 내부 10개 직능단체가 후원한 이번 토론회에 KBS본부 조합원 등 150여 명이 참석해 좌석을 가득 채웠고, 많은 질의가 이어져 KBS 새 사장 선출을 놓고 대내외적인 높은 관심이 확인됐다.

윤태진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발제를 했고,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와 김언경 KBS-MBC정상화 시민행동 상황실장, 이영섭 KBS 전 기자협회장, 김대식 KBS 경영협회원(언론학 박사), 강윤기 언론노조 KBS본부 정책실장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인사말에서 “지난 10년 동안 정권의 방송장악 때문에 잃어버린 건 국민들의 신뢰만이 아니라,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변화해야하는 타이밍을 잃었다는 것”이라며 “KBS가 환골탈태(換骨奪胎)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맞이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조항제 교수(부산대 신문방송학과)는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재임 기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공영방송 경영모델 고려와 4가지 부문시장(노동시장, 부문시장, 타 방송사, 정치적 시장)에 대한 대응 △민주화 이후 KBS사장의 평가 △사장 선출방식에서의 민주적 대표성, 참여성, 투명성, 효율성에 대한 고려와 방안 △9개월의 보궐 임기가 갖는 특수성(새 사장의 1기와 2기의 과제 분류)을 발제했다.

(발제문 참고 ☞ 클릭)

조 교수는 “서구 공영방송은 사장의 실질적으로 임기가 없다. 잘하면 오랫동안 사장을 한다”며 “당연히 오랜 기간 재임한 공영방송의 사장이 많을수록 공영방송의 독립성은 높고, 그만큼 국민들로부터의 신뢰도 더욱 높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부시절, 방송사 사장의 임기가 1.9년 밖에 되지 않는다”며 “당연히 좋은 사람을 뽑아야 하겠지만 외부에서 개입하지 않고 잘하면 오래하게 해주는 것이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법이고, 방송이 신뢰받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자에서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는 영국 공직자 선임 7대 원칙을 제시하며 새 사장 선임 방향을 이야기했다.

정 교수는 “사심이 없는 사람,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 객관적인 사람, 개방적인 사람, 정직한 사람, 리더쉽을 지닌 사람 등으로 굉장히 유효하며 우리의 뼈아픈 지점이 포함되어 고려해볼만한 요소가 있다”고 전했다.

강윤기 언론노조 KBS본부 정책실장은 “지난 10년 동안의 특정세력들의 ‘KBS장악사’의 막을 내리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사장은 KBS 앞에 놓인 시대적 과제를 수행할 인물이어야 한다”며 “①지난 시기 정권의 언론장악에 맞서 함께 싸워온 인물, ②언론 적폐 청산과 내부개혁을 실천해 KBS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인물, ③수도권 중심이 아닌 지역의 여론과 문화형성의 중심매체로서의 KBS로 바꿔나갈 수 있는 인물, ④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속에서도 위기극복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고 4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KBS-MBC정상화 시민행동에서 활동했던 김언경 시민행동 상황실장은 “과거의 문제 있는 보도행태가 바뀌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최소한 이전처럼 정권에 휘둘리는 방송을 하지 않을 의지가 강한 사장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언경 상황실장은 △언론장악에 맞서 싸운 경험이 있고 △부적절 보도를 바로 수정하는 시스템 마련할 수 있어야 하며 비정규직, 외주제작 등 방송사 내 노동 인권을 신장시킬 수 있는 사람이 사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직능단체에서도 사장의 조건과 과제를 말했다. 먼저 이영섭 KBS 전 기자협회장은 “방송사 내부 적폐 청산과 디지털 혁신, 방송독립과 제작 자율성 확립시킬 수 있어야 하며 본부별 편성위원회를 강화하고, 각 본부장과 주요 국장에 대한 임면 동의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대식 KBS 경영협회원은 정치적 독립과 함께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강조했다. 한국PD연합회가 실시한 2016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3.7%가 지난 5년간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직접, 협찬 또는 PPL 유치를 위해 노력한 적이 있었고, 91.7%가 이런 활동이 제작여건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김대식 회원은 “KBS도 이러한 상황에서 자유롭지 않으며, 그것은 곧 정치 권력 뿐만 아니라 자본권력에서 공영방송이 자유롭지 못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방송의 공공성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새 사장의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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