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호]신문사 옥상에 자유와 자연의 공간

2001-09-26     언론노련
한겨레 조합원 '담쟁이 프로젝트' 함께 완성'담쟁이 프로젝트'한겨레가 지난 5월부터 시작해 4개월에 걸쳐 완성한 화단 가꾸기 사업의 제목이다. 화제의 공간은 한겨레 지부 사무실이 위치한 마포 사옥 4층 약 20여평 규모의 옥상.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버려진 공간이었던 이곳이 담쟁이와 나무, 꽃, 전원의 향이 나는 테이블과 의자로 운치를 더한 휴식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최초로 이 프로젝트를 제안한 사람은 이주현 조합원. 이 조합원은 5월 말 조합 사무실을 찾아 김보근 위원장에게 "옥상에 담쟁이 화단을 만들자"고 제의했다. 안그래도 조합원 휴식공간이 모자르던 터, 김 위원장은 혼쾌히 승낙하고 곧바로 작업에 착수했다.가장 먼저 부딪힌 난관은 역시 '돈'이었다. 20평 규모의 옥상을 공원으로 바꾸는 일은 인건비를 뺀 순비용만도 1천7백만원이 소요되는 대공사였다. 서울시가 지원하는 옥상조경사업비 6백만원과 조합재정 4백만원으로 1천만원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7백만원이 모자랐다. 지부는 대대적인 모금운동을 펼쳤고 2백여명의 조합원들이 조경사업비를 쾌척했다.6월달 들어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됐다. 조합원들이 직접 돌과 흙을 푸고 날랐다. 나무 10여종을 옮겨 심고, 장미를 비롯한 꽃들도 제자리를 잡았다. 시멘트 빛으로 삭막하던 옥상은 점차 도심 속의 화단으로 옷을 갈아입었다.다음 문제는 테이블과 의자였다. 돈을 주고 살수도 있었지만, 한겨레는 내친 김에 조합원의 손으로 모든 일을 해결하기로 했다. 주말 목수학교를 다닌 권복기 조합원이 공사책임자로 선정됐다. 김보근 위원장 가족과 김정수 조합원 가족, 임성환 부위원장, 안창현 조합원 등 조합원 20∼30명이 주말목수로 활약했다. 통원목을 톱으로 자르면, 함께 온 아이들이 차곡차곡 쌓았다. 8월 중순에 시작된 목공작업은 9월 초 마무리됐다. 지름 360Cm의 거대한 나무는 X자 다리를 가진 예쁜 탁자와 안락의자로 모습을 바꿨다.한겨레 '담쟁이 프로젝트'는 하나에서 열까지 조합원의 손으로 이뤄졌다. 그만큼 조합원들이 애정도 대단하다. 자기가 손수 만든 의자에 앉아 잠깐 휴식을 취하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한다. 한겨레는 이 휴식공간의 이름을 공모할 생각이다. '담쟁이 동산', 조경사업 제안자의 이름을 딴 '주현 동산' 등이 후보에 올라있다고 한다./ 언론노보 313호(2001.9.26)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