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호]생활 속에서 - 오늘밤 철농조
2001-10-17 언론노련
철농 4일째..어둑어둑 해질무렵, 가슴에 빨간리본 하나씩 매달고 나타난 사람들이 머쓱한 웃음으로 인사를 대신하고 두런두런 자리잡고 앉았다. 쟁의3부와 교선부 오늘밤 철농조다.7월9일 임투출정식을 시작으로한 iTV 2001 임금교섭이 두어달동안 17차례의 교섭에도 불구하고 지루하게 진행되었기에 노조는 결렬을 선언했고, 파업찬반투표를 실시했다. 투표는 일상처럼 차분히 치루어졌지만 투표참여율 95.06%, 파업찬성율 82.3%.무리도 아닌 것이 개국이후 겨우 몇 달 제대로 월급 받아보고, IMF다. 자금바닥이다. 광역화다. 회사 경영이 어렵다해서, 벌써 5년이 다 되어가도록 우리는 임금의 상당부분을 깍아(?)주고있었다.그러나 경영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닌 듯 하다. 구멍난 경영에 땜질만을 고집한다면, 5년전 우리의 꿈과 5년후 우리의 미래가 iTV와 함께 할 수 없을 것 같다. 보다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가진 적극적인 경영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번 임투는 단순히 임금의 회복만이 아닌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방안을 좀더 구체화하는 것이다.이런 이야기들이 빨간리본 매달린 가슴속에 있었던거다. 서로의 가슴을 임투 낙서판에 꺼내놓고, iTV노조 홈페이지에 오면 볼수있도록 우리의 철농모습을 동영상으로 기록하고, 아침 임투 선전전때 나누어줄 임투 특보를 만들고... 아침이 하얗게 밝아올때쯤엔, 코끝 찡한 동지애로 가슴은 더욱 빠갛게 달구어졌고, 어느새 머쓱했던 얼굴들은 상기되어 있었다. 임금은 더 이상 우리가 허덕이며 깍아주었던 돈 몇푼의 가치가 아니었다. 우리는 돈몇푼을 올려받고자 이밤을 지새운게 아니었다. 임금은 우리자신이 iTV 한가운데 서기위한 주추돌이었으며, iTV와 미래를 함께하고픈 우리의 희망이었다. 철농4일째 누군가 말했다. 임금은 王이라고... 10월9일, 2001 iTV 임금교섭이 임투출정식 꼭 석달만에 상여금 800%회복, 기본급 4.6%인상, 연월차수당 전액 지급과 보다 적극적인 경영과 발전적인 노사관계 약속, 공정방송의 기틀마련의 내용을 골자로 전격타결되었다.우리는 정말 iTV의 王(주인)이 되고싶다.박 현(iTV지부 교육선전부장)/ 언론노보 314호(2001.10.17)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