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호]대한매일 정론지로 가는 서곡
2001-10-17 언론노련
언론이 작금에 이르러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한 가장 큰 이유는 '언론 자체'에 배태돼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상업적 획일주의와 물량제일주의, 자사이기주의, 윤리의식의 실종…. 이루 열거하기 힘든 여러 이유들로 학계, 노동계, 시민사회에서는 강력한 개혁을 요구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타율 개혁'의 필요성도 제기하곤 했다. 이런 현실에서 대한매일의 소유구조개편은 종사자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해 왔다는 점에서 우리 언론사에 소중하게 기록될 언론개혁 운동이기도 하다. 대한매일 성원들의 개혁운동은 자기 반성에서 시작했다. 그 뿌리는 '1988년 노동조합 창립'에 박혀있다. 당시 창립선언문은 "국민의 알 권리를 덮어둔 채 신문의 기능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함께 "자유언론 실천" 등 개혁운동을 선언한 바 있다. 이후 14년 여간 대한매일 구성원들은 노조창립 정신을 새기며 자유언론의 실천과, 이를 위한 방법론으로써 소유구조개편에 매달려 왔다. 이러한 노력과 투쟁의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 정부 등 현 주주들이 지난 11일 주총에서 감자결의를 한 것은 소유구조개편을 골자로 한 대한매일 재탄생의 첫 조치라 할 것이다. 대한매일의 개혁은 특정세력이나 내부 종사자의 안위를 위한 것이 아니다. 앞으로 진행될 일련의 개혁과정에서 대한매일 사원의 경제적 고통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고, 정부소유에서 안주하는 것보다 생존을 위한 더욱 치열한 몸부림이 요구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지향점은 분명하다. 소유개혁이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아니다. 이를 통해 가치있는 "정론"과 "자유언론"을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대한매일에 부여된 소명이라고 우리는 받아들인다. 사회의 보편적 상식틀 위에 군림하는 세력은 누구건 새로 태어날 대한매일의 가늠자 위에 올려질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까지는 상상을 넘는 어려운 난관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에 의연히 맞설 것을 다짐한다. 14년전 빛바랜 우리 노조의 창립선언문 가운데 일부를 옮기며 새삼 의지를 다진다. 『비굴·좌절·자괴를 분연히 떨쳐 버리고 "자유 언론"과 "권익 쟁취"를 위해 우리는 오늘을 맞아 괴로워 할 것도 두려워 할 것도 없는 신념과 용기에 차있다. 굳게 뭉친 우리의 길을 가로막는 어떤 세력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협상, 설득, 행동할 것을 천명한다.강성남 대한매일지부 위원장/ 언론노보 314호(2001.10.17)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