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호]언론노련에서는 지금
2001-10-17 언론노련
만산 홍엽이 절정에 달해 지난 주말에는 설악산에 많은 인파가 몰렸으며, 빠른 속도로 단풍의 곡선이 남하하고 있다는 소식을 귓전으로 흘리면서, 언론노조의 10월은 여전히 파업과 투쟁이라는 자본과의 싸움으로 치열하게 열렸다. 벌써 광주매일이 한달 가까이, 경남신문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며, 신문발행을 중단하는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다. 코리아헤럴드 내외경제는 파업직전 임금협상이 타결되기는 했지만 대주주가 바뀌는 더욱 큰 불씨가 남아있고, CBS는 권호경 사장과의 벌써 해를 두 번째 넘기려하는 기나긴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국일보 중앙인쇄노조 역시 힘겨운 투쟁이 진행중이다. 쌀쌀했던 10월의 초입, 지난 7일에는 웃옷을 벗어제끼고 신문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파주 자유로를 뛰는 마라톤 대회가 열렸고, 이틀 뒤에는 오랜만에 서울 도심에서 만사 잊고 한바탕 놀아보는 마당극이 펼쳐졌다. 윤도현 밴드와 가수 강산에씨가 바람을 잡은 장충체육관 무대는 신문고를 울리면서, 놀이패가 흥을 더해 3천 관중을 달아오르게 했다. 29일부터는 전국을 순회하는 언론개혁 자전거 투어가 펼쳐지고 다음달에는 체육대회와 산별창립 1주년 기념행사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누구에게 언제나 바쁘고 힘들지 않은 날이 있을까만, 세상사는 그런대로 산천경개 두루두루 살피면서 가을 단풍에 눈을 씻어도 좋을 일이다. 언론노조는 산적한 현안을 어깨에 지고 언론과 노동운동을 병행하면서, 이 시대의 분명한 화두로 떠오른 '신문개혁'의 사명을 안고 깊숙이 민중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언론노보 314호(2001.10.17)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