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7호]산별출범 1년에 부쳐-성유보 민언련 이사장

2001-11-29     언론노련
자정실천이 곧 언론개혁이다올 2001년을 언론계 안팎과 관련하여 돌아보면 '언론개혁'이라는 과제가 범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음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신문개혁운동'은 언론계를 넘어 전국 443개 시민·사회·종교단체들이 참여한 '신문개혁국민행동'(2001년 3월 30일 결성)의 '정기간행물등록법 개정운동' '신문공동배달제운동' '소비자 위주 광고시장 확립운동' 등등 포괄적 개혁 이슈를 제기했고 이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이처럼 '언론개혁' 과제를 21세기 초 한국사의 최대 개혁과제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게 한데는 만 1년 전 산별노조로 전환한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산별 단일노조로의 전환은 언론노조가 언론종사자들의 강력한 정신적 구심점으로 작용하게 하였다.다 알다시피 해방이후 20세기 말까지 우리의 언론계는 노동조합 활동이 아예 봉쇄되었거나 또는 기업별 노조로만 존재해왔다. 그리고 그것은 한국언론종사자들로 하여금 한국언론이 역사적, 구조적으로 안고 있는 포괄적 문제들에 대해 집단적, 연대적으로 개선·극복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이 낡은 틀이 언론노조의 산별노조전환과 함께 깨어지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이것은 언론노조가 1년 동안 언론계의 장·단기 현안문제들을 얼마나 많이 제기했는가를 되돌아보더라도 알 수 있다.더구나 지난 11월 23일 언론노조는 출범1주년 기념식에서 역사적 '자정선언'과 그 선언을 실천적으로 담보하기 위한 '언론인 윤리확립을 위한 실천요강'을 발표했다.이 '자정선언'이 한국언론계의 민주화와 변혁에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믿음은 산별노조로 전환한 언론노조의 실천의지와 실천력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반세기 한국언론사에서 이런 저런 단체와 모임을 통해 무수히 많은 '언론자유선언' '자정선언' 들이 나온바 있다. 그러나 그 선언들은 많은 경우 구호성, 단발성으로 끝나버렸다.이번 언론노조의 '자정선언' 만은 결코 1회성 선언으로 끝나서도 안되고 끝날 수도 없다.산별 언론노조에 가입한 모든 조합원들은 이 문제가 결코 언론노조 중앙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문제임을 명심하기를 희망한다. 한국언론의 문제는 언론노조만의 자기개혁 몸부림으로 끝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현재의 한국언론이 비민주적, 반언론자유적 왜곡현상을 일으키고 있는데는 언론관계 법과 제도가 낡고 전근대적인데서 비롯된다.이 법과 제도개혁의 문제는 범시민사회가 함께 나누어야할 과제이다.언론노조는 언론종사자들 스스로의 '자정'에 앞장섬은 물론이고 낡은 언론관계 법과 제도의 개혁에 있어서도 시민사회와 더욱 견고한 연대를 구축하면서 동시에 그 개혁의 '기관차'가 되기를 기대한다.산별 '언론노조' 출범 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언론노보 317호(2001.11.28)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