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정부는 '대한매일'을 즉각 독립시켜라

2001-03-19     언론노조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정부가 정부소유 언론사의 지분구조 개편작업을 차일피일 미루고 마지못해 원칙적 입장만 되풀이 할 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분노한다.김한길 문화관광부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문광위에서 "대한매일과 연합뉴스 등을 정부가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대한매일 민영화 방안을 관련 기관과 함께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언론개혁의 문제가 사회적 의제로 무르익은 시점에서 나온 이 발언은 말이 적극 검토이지, 기실 개혁의 의지나 내용을 전혀 담지 않은 관료적 원칙론에 불과하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김장관의 말은 언론 시민단체와 국회의 성화에 못이겨 지나가는 길에 던져놓은 듯한 인상을 풍긴다.정부가 언론족벌에 대해서는 개혁 운운하면서, 자신들이 소유한 언론에 대해서는 수구적 태도를 보인다면 개혁의 명분은 땅에 떨어지고 만다. '가마솥 밑이 노구솥 밑을 검다한다'는 속담을 들먹이며 정부의 표리부동함을 누차 지적한 것도 그 때문이다. 우리는 이처럼 정부가 정부소유구조 언론사 개혁을 질질 끌고 있는데 대해 한가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대한매일 등의 소유구조 개편은 '지연전술'로 유지하면서 족벌언론의 반정부적 태도는 세무조사 결과의 사안별 '선별공개'로 길들이려 하는 것은 아닌가, 다시말해 김영삼 정권식 수법을 되풀이하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이 바로 그것이다. 대한매일은 정권의 나팔수라는 오명을 씻고 개혁언론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난해 10월 사원을 최대주주로 하는 자체 소유구조 개편안을 노사 합의로 내놓은 상태다. 이 안은 대한매일 사원의 희생을 바탕으로 언론개혁에 대한 사원들의 강한 의지가 담고 있으나 벌써 6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정부는 김장관이 '대한매일의 민영화 방안을 관련기관과 함께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대로 즉각 협의체 등을 구성, 소유구조 개편의 실천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대한매일 등 정부소유언론사의 개혁이야말로 언론개혁에 대한 정부의 진정한 의지를 천명하는 것이며, 언론족벌의 저항명분을 퇴색시키고 국민적 여망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확신한다. 정부는 대한매일의 지분을 포기하고 즉각 독립시켜라.2001. 3. 21.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