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한나라당은 언론족벌의 나팔수인가
2001-03-19 언론노조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15일 한나라당이 언론탄압 운운하며 내놓은 성명서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이라 치부한다. 다만 공당을 표방하는 곳에서 언론을 상대로 나온 것이며 그 표현과 주장이 너무 원색적이고 근거 없는 것이어서 차제에 쐐기를 박고자 한다. 한나라당 언론장악저지특별위원회는 이날 성명에서 '최근 일부 언론이 언론장악문건의 내용대로 정권에 비판적인 특정신문을 타켓으로 공격하는 자료가 국세청 등 정부기관에서 제공하고 있다는 강한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그것으로 부족하여 '언론개혁을 빙자한 권력과 일부언론의 비판언론죽이기 행태는 또다른 권언유착'이며 현 정권은 특정신문을 죽이기 위해 자료제공 등 일부언론을 이용하는 비열한 작태를 당장 중단하라'고 덧붙였다. 성명은 '강한 의구심'에서 '비열한 작태'로 비약하고 있다. 언론과 관련한 성명을 내면서 표현의 졸렬함은 그렇다 치더라도 스스로 주장의 근거없음을 인정하다가 곧바로 기정사실화 하는 것은 무슨 모순인가. 또 정당으로서 무엇이 두려워 언론탄압 운운하면서도 '특정신문', '일부언론'이라고 얼버무리는가. 사실과 공익에 근거하지 않은 소리를 '말 같지 않다'하여 유언비어라 칭한다. 한나라당은 지금 '정권의 자료제공'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유언비어를 유포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한나라당이 특정신문의 논조와 주장을 당론으로 채택해 가진 자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언론개혁을 언론탄압으로 몰아가며 권언유착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강한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특히 한나라당은 기득권과 거대자본을 유지하기 위해 편집권을 유린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언론족벌을 등에 업고 우리사회의 과제로 떠오른 언론개혁을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시대역행적이라 비난받아 마땅하다. 한나라당은 당리당략을 위해 언론족벌을 이용하는 그야말로 '비열한 작태'를 즉각 중단하라.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우리 언론사상 처음으로 '언론성역'의 비리를 파헤치고 있는 한겨레신문의 보도를 악의적으로 공격해 언론개혁을 퇴행시키고 한겨레신문의 명예를 중대하게 훼손한 행위에 대해 즉각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한나라당이 자료제공 주장의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한겨레신문과 언론노조에 사과하지 않을 경우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밝혀둔다.2001. 3. 19.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