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독립성 공정성 그리고 권위를 잃어버린 방송위원회 출범 1년을 비판한다

2001-03-12     언론노조
- 김정기 위원장의 퇴진을 거듭 촉구하며 - 방송위원회가 13일로 창립 1년을 맞는다. 방송위원회의 출범은 방송의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라는 국민적 여망을 담은 언론노조와 시민사회단체의 10년 투쟁의 산물이었다. 99년 12월28일 이른바 통합방송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던 날, 많은 사람들은 방송에 관한 획기적 변화를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1년이 흐른 지금 방송위원회에 대한 평가는 혹독하다. 우리사회의 각계각층으로부터 축하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방송위원회의 존재이유 자체가 부정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통합방송법의 취지는 새 방송위원회가 외부의 어떤 힘에도 흔들리지 않고 방송정책을 수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였다. 하지만 방송위원회는 그 같은 여망을 저버리고 퇴행과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우선, 출범 초기 MBC 방문진 이사를 추천하면서 부적격자를 천거,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재추천하는 우를 범했다. 또 정치권의 입김에 좌우돼 낙선의원을 상임위원으로 받아들이는 등 국민이 부여한 독립성을 스스로 훼손시켰다. 신규PP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심사위원회가 낮은 점수를 부여한 사업자를 선정했으며, 위성방송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단일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하면서 지분조정에까지 개입하여 혼선을 초래했던 점 등은 공정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심지어 방송위원장은 판공비 물의까지 일으켜 방송위원회의 권위를 회복할 수 없는 지경까지 몰고 갔다. 이로 인해 방송위원회는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난뿐만 아니라 위상에 걸맞지 않는 위원장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특히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방송위 업무현황 보고에서는 물론 방송계 원로들을 초청한 간담회에서까지 방송위원회를 질책하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굳이 존재이유를 말하지 않더라도 방송위원회는 방송의 공정성, 공익성, 공평성을 확보하고 정치권력으로부터의 입김을 차단할 수 있을 때 방송위원회 탄생에 대한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우리는 방송위원회 파행의 중심에 앉아있는 김정기 위원장의 퇴진을 촉구한다. 더 이상 추락할 명예를 상실해버린 김정기 위원장은 이제라도 스스로 퇴진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방송위원회는 지난 1년을 기념하며 방송계 원로들을 초청하고 기념식을 준비하는 등 자화자찬에 빠지지 말고 출범 1주년을 맞아 독립성 공정성, 그리고 실추된 권위를 회복할 수 있는 뼈아픈 반성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2001.3.12.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