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국민일보의 강압적인 석간전환을 규탄한다

2001-01-08     언론노조
국민일보의 강압적인 석간전환을 규탄한다.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은 국민일보가 1월 8일자 1면 기사를 통해 오는 15일부터 석간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데 대해 이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그것은 국민일보가 99년 3월 당시 석간이던 신문을 조간으로 전환하면서 그 당위성을 홍보하기 위해 투입한 비용이 무려 90여 억 원이고 신문과 방송에 뿌려진 그 홍보물들의 잔영이 아직까지 우리 뇌리에서 채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그렇게 많은 비용을 들여 설명한 당위성이 불과 1년 10개월 여만에 완전히 사라지고 어떻게 석간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되게 됐는지 의문이다. 합당한 설명도 없고 또 그 설명이 납득되지도 않을 것이다. 그래서 국민일보의 석간전환이 순수한 의도로 결정된 것인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일보는 석간전환 방침을 밝히는 사고를 통해 그 이유를 '낮 시간대의 독자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며 '현재 조간 신문에 편중돼 있는 우리나라 종합 일간지의 분포 때문에 석간을 희구하는 많은 독자의 요청이 상당 부분 외면'되고 있어 '이 같은 뉴스 수요의 갭을 줄이고 발생 시점 위주의 뉴스를 신속히 전달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 마디로 억지춘향식 변명일 뿐이다. 불과 1년 10 개월만에 석간신문을 희구하는 독자들의 요청이 갑자기 늘어난 것인가. 또 조간 신문은 발생 시점위주의 뉴스를 전달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도대체 합리적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비정상적인 독선경영의 표본이라 아니할 수 없다. 국민일보 사원들의 90% 이상이 석간전환을 반대하는 이유가 바로 이 것이다. 또 국민일보의 석간전환은 조합원들의 고용과 근로 조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노동조합과 성실한 교섭을 통해 합의에 의해 시행해야 하는 사안인데도 불구하고 국민일보 사측은 불법적이고 강압적인 방법으로 석간전환을 강행하고 있다. 국민일보의 석간전환은 조합원들에 대한 정리해고와 직무전환을 전제로 하고 있어 조합원들로 보면 사활이 걸린 사안일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종교 재단이 소유하고 있고 '사랑·진실·인간'을 사시로 표방하는 국민일보사가 비인간적인 방식으로 석간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행위라는 점을 강조해 둔다. 언론노조는 국민일보가 추진하고 있는 석간전환이 언론발전에 전혀 기여하는 바가 없으며 법적, 윤리적으로 아무런 정당성을 가지지 못하는 것은 물론 권위주의적이고 후진적인 소유구조, 그리고 그로부터 비롯된 비정상적인 경영행태의 산물임은 물론 우리나라 언론계의 또 하나의 수치이며 웃음거리라고 규정한다. 우리는 국민일보 소속 조합원들의 자존심의 손상과 분노를 함께 하며 국민일보 사측이 더 늦기 전에 스스로 이성을 되찾고 석간전환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01. 1. 8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