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연합뉴스 김근사장의 정실인사를 규탄한다

2000-12-11     언론노조
연합뉴스 김 근 사장의 정실인사를 규탄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은 연합뉴스 김 근 사장이 12월 11일자로 연합뉴스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외부인사이며 후배인 박종문씨를 소위 '경영기획실 기획위원'이라는 직책에 발령한 데 대해 개탄을 금치 못하며 그 부도덕성을 강력히 규탄하고자 한다. 언론노조가 특정 언론사의 일개인의 인사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이 인사가 김 근 사장 개인의 사적 인연에 근거한 명백한 정실인사로 공적 언론 기관인 연합뉴스를 사적 소유물로 인식하는 한심한 행태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박종문씨가 연합뉴스에 간부로 진입하는 것은 순전히 김 근 사장과 같은 언론사에서 일했고 후배라는 이유뿐이다. 도대체 그 어떤 정당성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김 근 사장 자신이 낙하산 인사로 연합뉴스 사장 자리를 차지한 후유증이 가시지 않은 와중에 다시 본인이 낙하산 인사를 과감히 단행한 데 대해 김 사장의 언론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양식이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더욱이 박종문씨를 연합뉴스에 진입시키는 과정이 속임수에 가까워 더더욱 분노를 일으키게 한다. 우리는 김 근 사장의 이번 인사조치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박금성 서울 경찰청장의 사퇴 사태와 같은 맥락에 있다고 본다. 아니 오히려 권력의 정실인사를 감시해야할 언론 기관의 장으로서 학연과 근무연에 기초한 인사를 했다는 점에서 보면 더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또 실망스러운 것은 김 사장이 80년 해직 기자 중의 한사람으로 스스로 개혁적 언론인이라고 자처하는 인사 중의 한사람이라는 점이다. 군사 독재 정권과 권위주의정권을 거치면서 언론운동의 일관된 주제가 낙하산 인사로 대표되는 정실인사의 거부였다는 점을 돌이켜보면 김 근 사장의 이번 인사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 다시 한번 분명해 진다. 군사정권 이후 사라졌던 언론계의 악폐가 개혁 인사를 자처하는 사장에게서 되살아난 것이다. 우리는 경고하고자 한다. 김 근 사장의 이번 정실인사는 80년 해직자로서 또 양심적 언론인으로 자처하며 살아온 과거 경력을 부정하는 결과를 낳게될 것이다. 그의 경력도 오직 권력을 차지하고 정실인사로 패거리를 만드는 수단에 불과했다는 비판에 노출될 것이다. 우리는 그 같은 비판에 대해 아무런 반론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또 김 사장은 이번 일이 언론 민주화를 위해 아무런 대가도 없이 오로지 헌신으로 살아온 희생적 선배 언론인들의 명예도 함께 훼손하는 일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를 임명한 대통령에게도 결코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함께 숙고해야 할 것이다. 김 근 사장에게 경고한다. 정실인사를 즉시 중단하라. 김 사장은 연합뉴스에 진입하면서 언론 개혁에 나서겠다고 다짐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스스로 언론개혁에 가장 역행하는 일을 하고 있음을 통렬히 직시할 것을 촉구한다. 김 근 사장은 이 일로 이미 도덕적 권위에 손상을 입었으며 스스로 초라한 지역주의자 또는 정실에 이끌려 공정성을 상실한 정치 언론인으로 추락하고 있음을 알려둔다. 2000. 12. 11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