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김정기 위원장의 무소신을 규탄한다!
2000-03-11 언론노조
오늘부터 방송위원회 노조가 전면파업에 들어 갔다.
방송위원회가 아직까지 규정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핑계를 들어 사무처 직원들을
임시직으로 발령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방송발전을 위해 일해왔고, 지
난 방송법 개정과정에서는 민주적 방송법 제정을 위해 앞장 서 온 방송위원회 노
동자들을 하루 아침에 비정규직으로 전락시킨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 났는가. 우리는 그 전적인 책임이 김정기 위원장을 비롯
한 방송위원들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오는 13일 방송위원회 공식 출범을 겨우 이
틀 앞 둔 상황까지 사무처에 대한 아무 규정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그것은 전적
으로 새 방송위원들의 책임이다. 김정기 위원장을 비롯한 방송위원들은 자기들의
무소신과 무사인일의 피해를 전부 방송위원회 사무처 노동자들에게 넘기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전 국민적 기대 속에 선임된 방송위원회가 얼마나 무기력하고 소신없는
처신을 해 오고 있는가를 지난 시행령 제정과정에서 똑똑히 보았다. 방송위원회가
새로운 방송법 시행령을 만들어 기자회견까지 하고도 그 시행령안이 문화관광부
에 의해 철저히 무시되는데도 방송위원회는 관철시킬 힘도, 관철시킬 의지도 없었
다.
이런 식의 처신은 과연 방송위원회를 정부로부터 독립시키고 위상을 강화하려한
그동안의 민주언론의 노력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 하는 회의마저 들게 한다.
그 무소신과 의지 박약이 사무처직제 문제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
무처 직제는 전적으로 방송위원회 규칙으로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직제 확정을 계속 미루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차마 믿을 수 없으나 항간에는 사무처를 임시직으로 발령한 것은 총선 이후 대
대적인 낙하산 인사를 하기 위한 예비조치라는 설도 떠돌고 있다. 이런 오해를 빨
리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방송위원회는 서둘러 직제를 확정해 방송위원회가 방
송발전을 위한 업무에 전념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민적 기대 속에 출범하는 방송위원회의 소신있는 결정을 촉구한다.
2000년 3월 11일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