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신문은 결코 개인의 사유물이 될 수 없다!!

2000-02-26     언론노조
신문은 결코 개인의 사유물이 될 수 없다!!

- 전남일보를 동원한 선거운동에 대한 우리의 입장 -
최근 언론비평전문지 '미디어 오늘'은 언론인들에게 참으로 참담한 소식을 전해 온다. 광주의 유력지 전남일보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사주를 위해 현직 사장 주도로 회사를 동원한 선거운동을 벌였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언론이 교묘한 기사와 논평으로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한다는 사례는 여러차례 지적해 왔으나 이번 전남일보의 경우처럼 직접적인 형태로, 그것도 사주의 선거운동을 위해 동원하려한 사례는 찾아 보기 어렵다. 미디어 오늘이 전하는 바와 같이 전남일보가 사원들을 상대로 해당지역의 연고자를 조사하고, 언론사 부장급 이상 간부를 상대로 선거 관련 교육까지 시켰다면, 이 것은 스스로 언론사이기를 포
기하는 행위이다. 게다가 이 회사의 사장은 타사 정치담당 기자들을 모아 놓고 노골적인 선거운동까지 벌였다고 한다.
최근 우리 사회는 개인 기업에도 사외이사를 선정해 기업의 운영이 공익성을 해치지 않도록 요구하고 있다. 개인 기업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이러한 데 사회 정의와 공익 그리고 공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언론사의 경우 더 말 할 나위도 없다. 비록 사주의 투자로 언론사가 생겼다고 해도 언론은 공정성을 통해 사회 정의를 위해 일할 때 비로소 언론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전남일보의 노동조합이 지난해 '전남일보는 신문을 포기하려하는가'라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선거운동개입에 대한 반대투쟁을 벌었는데도 경영진이 선거운동을 중단하지 않았다하니 그 몰염치의 끝은 어디인가? 과연 전남일보의 사주와 경영진은 신문을 운영할 최소한의 양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인가?

우리는 전남일보의 경영진이 이런 한심한 작태로 참언론을 꿈꾸는 전남일보의 언론노동자들을 비롯한 전체 언론인의 자존심과 명예를 훼손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선거운동을 주도한 임원식사장은 즉각 언론사를 떠나라!
2. 신문사를 선거운동에 이용한 전 회장 이정일씨는 선거출마를 포기하라!
3. 전남일보 사주는 그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사고(社告)를 통해 독자와 전 언론인에게 공개사과하라!

전남일보 경영진이 일으킨 물의에 대한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수용될 때까지 우리는 언론발전과 선거풍토 개혁을 위해 전 시민사회단체, 언론단체와 연대해 투쟁 할 것임을 밝혀둔다.

2000년 2월 18일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