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최상재위원장 언론노조 조합원께 드리는 글
2009-03-04 언론노조
언론노조 조합원 동지 여러분! 우리는 언론독립을 향한 강고한 의지와 투쟁으로 2월 국회에서도 언론악법 날치기 통과를 막아 냈습니다. 다시 한 번 우리의 승리를 선언합니다. 참으로 노고가 많았습니다. 언론악법 저지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천릿길을 마다않고 달려와 주셨던 조합원 동지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한나라당의 집요한 직권상정 위협에 맞서 파업과 제작거부로 저지선을 쳐준 방송사 동지들, 언론악법의 실체를 폭로하며 힘찬 보도투쟁을 전개한 신문사 동지들, 산별노조 정신으로 파업대오를 든든하게 받쳐준 출판인쇄 언론기관 동지들, 신변의 위협을 무릅쓰고 제작거부에 동참해 준 PD협회를 비롯한 KBS 동지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우리가 다시 한 번 일어나 싸울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은 시민들과 네티즌들의 지지와 성원, 그리고 시민단체 동지들과 노동형제들의 든든한 연대였습니다.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우리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언론을 물어뜯고 집어 삼키려는 하이에나들은 세찬 반격에 조금 뒤로 물러났을 뿐, 아직도 피 냄새를 맡으며 우리의 숨통을 노리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번 국회에서 정권과 한나라당은 국회의장을 앞세워 소수 야당을 겁박해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100일 간 논의 뒤, 6월 국회 표결처리’ 라는 천부당만부당한 여야 합의를 기어코 관철시켰습니다. 100일이라는 짧은 기간은 차치하고라도, 시한을 못 박은 사회적 논의는 눈속임에 불과합니다. 한나라당은 이런저런 이유로 시일을 끌면서 다가올 6월 국회에서 원안에 가까운 통과를 고집할 것이 불 보듯 뻔 하기 때문입니다. 재벌의 지상파 소유는 뺄 수도 있다며 마치 타협과 절충이 가능한 것처럼 위장하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할 조중동의 지상파 소유, 그리고 지상파 못지않게 큰 영향력을 가진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에 대해서는 법안을 일점일획도 고칠 수 없다며 아예 논의조차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태로 볼 때 이번 합의는 사실상 저들의 언론장악 시도에 대한 면죄부에 불과할 것입니다. 조합원 동지 여러분! 이번 여야 합의 결과를 놓고 실망의 목소리도 들립니다만, 결코 실망하거나 좌절할 필요가 없습니다.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여전히 언론을 장악하려 할 뿐이고, 우리는 여전히 목숨을 걸고 이를 저지할 뿐입니다. 3월 2일에 벌어졌을 싸움이 6월에 벌어지는 그 차이 밖에 없습니다. 소수 야당이 언제까지나 언론악법을 막아 줄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지 않았습니까? 따라서 우리의 앞길은 명확합니다. 우리는 정부여당의 기만적인 술책에 대해 끊임없는 폭로와 고발로 언론악법의 실체를 국민들에게 더욱 뚜렷하게 각인시키고 민주주의를 말살할 언론악법의 완전한 철폐를 위해 더욱 힘차게 투쟁해야 할 것입니다. 이미 연단에서, 또는 지면을 통해서 수 없이 말씀드렸지만 언론악법을 막아 낼 유일한 힘은 국민들의 힘입니다. 우리는 치열한 보도 투쟁과 함께 거리로 나가 시민과 네티즌들의 손을 잡고 함께 촛불을 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나온 시간보다 더욱 힘차게 이 정권의 언론장악에 맞서 싸워야 할 것입니다. 자랑스러운 조합원 동지 여러분! 이번 싸움은 지난 12월 보다 좀 더 힘들었습니다. 아마 6월의 싸움은 몇 배 더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힘들고 어렵다 해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피해서는 안 되는 싸움이라면, 가슴 속 분노의 칼을 더욱 날카롭게 벼리고 크고 작은 힘들을 모으고 굳혀서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들면 될 것입니다. 3월부터 적지 않은 지부의 집행부가 교체되고 또 사무처에도 새로운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신속하게 조직을 정비하고 다시 투쟁의 현장으로 달려갈 채비를 단단하게 갖추겠습니다. 각 지본부장들과 조합원들께서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고 투쟁의 대열을 강고하게 유지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새봄에 가내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최 상 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