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탈세구속 홍석현씨, 중앙일보 회장 복귀 9일만에 신문인쇄 계열사 위장폐업, 123명 정리해고 충격

2000-09-13     언론노조

비리 탈세 혐의로 구속됐던 홍석현씨가 중앙일보 회장으로 복귀한 지 9일만에 중앙일보를 인쇄하는 윤전 부문 계열사인 (주)중앙기획·(주)동양기획을 위장 폐업시키고 123명의 노동자를 불법으로 해고했다.
동양기획 고건식 사장과 중앙기획의 사장인 박두원 대표는 지난 7일 폐업 신고서를 제출해 회사를 위장 폐업한 뒤 추석 전날인 지난 9일 조합원 전원에게 자신의 명의로 '고용관계종료통지서'를 발송해 해고했다. 중앙일보는 조합원 전원을 해고한 뒤 J Printing이라는 새 회사를 세우고 자사 광고를 통해 신입사원과 경력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일부 조합원들에게 새 회사에 입사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이에 앞서 동양·중앙기획은 노동조합(중앙인쇄노조 위원장 조남영)이 설립된 뒤(6월 5일) 지난 4일 노사가 단체협상안에 합의하고 서명을 대기하고 있던 중 갑자기 노동조합에 1. 삼별노조로 가지는 않는다 2. 언론노련, 민주노총과의 관계를 단계적으로 끊는다. 3. 조합은 세확장을 꾀하지 않는다는 등 황당한 내용의 부속 합의문을 강요해 노동조합이 이에 반발하면서 지난 8일 새벽 5시에 파업찬반투표와 산별투표에 돌입하는 등의 갈등이 빚어졌었다.
이번 폐업은 표면상으로는 중앙일보가 파견한 박두원 중앙기획 사장이 나서고 있으나 동양·중앙기획이 형식상만 분사돼 있을 뿐 실질적으로는 중앙일보와 한 회사여서 지난 1일 복귀한 홍 회장을 비롯한 중앙일보 경영진이 주도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또 이번 폐업은 동양·중앙기획 단체협상 과정서 사측 태도가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 취임 직후 강경 일변도로 바뀐 데서 비롯돼, 홍 회장이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홍 회장은 지난 5월 세금포탈죄 등으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벌금 30억의 형을 유죄를 확정받았으나 이번 8.15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 경과
△ 2000년 6월 5일 중앙 신문 인쇄 노동조합 설립(107명, 위원장 조남영, 소재지 현 중앙일보사 건물 지하 3층 - 당초 중앙일보 사원들이었으나 분사 조치로 주식회사 중앙기획의 사원이 됨)

△ 9월 4일 단체 협상안이 중앙일보 노사 수준으로 하기로 노사가 잠정합의하고 순조롭게 마 무리되어 노조 집행부가 합의문 서명을 위해 대기하고 있던 중 회사가 '2000년 단협 관련 부속 합의문'이란 것을 내밀며 서명하지 않으면 단협안에 서명 할 수 없다고 통보. 부속합의문의 내용은 '1)조합은 산별노조로 가지 않는다. 2)조합은 민노총, 언노련과의 관계는 단계적으로 끊겠다. 3) 조합은 현재의 조합원 수를 유지하는 선에서 세 확장을 꾀하지 않는다.'는 등의 상식 이하의 황당한 내용으로 돼 있어서 조합원들이 반발.(부속 합의문 전문 별첨)

△ 9월 8일 파업 찬반 투표 및 산별 투표 동시 실시

△ 9월 9일 중앙인쇄노조 조합원 123명 전체 해고. 중앙기획 폐업 조치. 사측은 고용관계종료통지서에서 '본사와 중앙일보간 계약에 따르면 본사의 귀책사유로 신문발행에 차질을 빚은 경우 본사가 손해배상을 하게 되어있다'면서 8일 노조의 파업결의와 관련해 '중앙일보가 지난 9일 오전 6시부로 인쇄용역계약종료 사실을 통보해와 고용관계를 종료한다'고 밝힘.(고용관계 종료 통지서 별첨)

△ 9월 9일 중앙일보는 자사 신문을 통해 신문인쇄 업체인 별도법인 'J-Printing' 채용공고 게재.(9월 9일자 43판 3면 광고문 별첨) 신입 경력 사원 모집 시작.

△ 9월 9일 언론노련 위원장(최문순)과 중안인쇄노조 위원장(조남영)이 박두원 대표를 만나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3시간의 대화를 갖고 위장폐업과 해고 철회를 요구했으나 조합원들이 신설 회사인 J Printing에 입사 원서를 내면 선별 수용하겠다고하여 조합 파괴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냄.

△ 9월 9일 조합원들은 오후 4시부터 본사 현관 앞에 모여 농성에 돌입.

△ 9월10일 오전 11시 박두원 대표와 다시 협상을 벌였으나 선별 수용을 고집해 협상 결렬. 조합원들 농성 계속. 회사에서 차장급 등의 간부들을 동원해 가 가정을 돌며 조합원들을 회유 협박하기 시작

△ 9월 11일 오후 1시 중앙일보 사옥에서 규탄대회 개최, 민주노총, 전해투, 동아인쇄노조 집행부 등 지지방문, 회사측 간부들이 회유와 협박 계속

△ 9월 1일 오후 5시 중앙일보 사옥에서 추석 차례 지내고 천막 철야 농성 돌입.

▲ 노동조합의 대응

1. 홍석현 회장 퇴진 운동
언론노련과 중앙인쇄 노조는 이번 위장 폐업과 대량 해고, 별도법인을 신설해 선별 채용하는 일련의 채용과정은 우리 나라 언론사에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불법행위로 노조를 해체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된 삼성식의 행태라고 규정하고 총력 대응을 결의했다. 특히 지난 해 탈세로 구속됐던 홍석현씨가 회장으로 복귀한 지 9일 만에 이같은 폭거가 단행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홍석현 재구속 운동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또 "지난 8일 노조가 부속합의문 철회 조건부 파업유보 입장을 전달했으나 사측이 이를 무시한채 폐업을 강행했다"며 "무노조 원칙을 내세우는 삼성의 논리가 중앙일보를 거쳐 중앙기획까지 다다른 것"이며 추석 연휴 전날 무더기 해고를 한 점 등이 도저히 용서하기 힘든 부도덕성을 내포하고 있어 언론노련의 사활을 건 투쟁을 벌여나가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언론노련과 중앙신문인쇄노조는 홍석현 회장 재구속 운동 등 구체적인 운동을 펼쳐 나갈 예정이다.
특히 홍석현 회장은 탈세 등 비리혐의로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석방될 당시 재판부가 '중앙일보 경영에 간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한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중앙일보 회장에 복귀한 점 또 복귀 즉시 보편적인 상식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부도덕한 행위를 저지른 점 등을 부각시켜나갈 예정이다.

2. 법적 대응
(1) 부당노동행위(노동조합법 위반) 고소, 고발
홍석현 회장, 금창태 발행인, 박두원 대표 검찰 고발
(2) 영업 양도상 정리 해고 무효확인 소송
(3) 근로자 지위 보전 가처분 신청

3. 중앙일보 불매운동

4. 향후일정
9월 14일 언론노련 쟁의대책위 설치 및 긴급회의
홍석현 회장 고소 고발 등 법적 절차 진행
청와대 공문 발송(9월 21일 예정 중앙일보 창립 35주년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하기로 한 결정을 번복하기를 요구함)
15일 특보 제작(10만부) 가두 선전전(중앙일보 앞 등 서울시내 전역)
16일 홍석현 퇴진 1차 규탄 대회(민주노총, 언론노련, 전해투, 삼성해복투, 신문노조협의회, 신문인쇄노조협의회)
18일 2차 가두 선전전(10만부)
19일 홍석현 회장 퇴진 요구 및 중앙일보 불매운동 선포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20일 3차 가두 선전전(10만부)
21일 홍석현 퇴진 2차 총력규탄대회 - 창립 35주년 기념식장
장기파업 사업장 공동집회 추진(사회보험노조, 스위스그랜드호텔노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