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김상열, 언론에서 손 떼는 게 옳다

2022-03-21     언론노조

김상열, 언론에서 손 떼는 게 옳다

 

 박수. 서울미디어홀딩스 회장 김상열이 이제라도 언론에서 손을 뗀다면 우리는 두 손뼉 마주칠 용의가 있다. 쌍수. 그가 서울신문·전자신문·EBN과 호반그룹 사이에 높은 벽 세워 ‘미디어 산업 분리’를 이룬 채 검찰 앞에 선다면 두 손 번쩍 들어 환영할 생각도 있다.

 삼성 따위에서나 쓰인 ‘계열사 일감 몰아 주기’를 언론사 회장이 해서야 쓸 일인가. 특히 세금 덜 내거나 안 내는 ‘값싼 기업 세습’이 못내 아쉬우면 언론에서 손부터 떼는 게 옳다. 오죽하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죄질이 나쁘다”고 짚었을까. 무거운 죄질만큼 뿌리를 뽑는 반성이 있어야겠고, 우리는 그게 ‘미산분리 실천’으로부터 온다고 본다.

 김상열 씨가 어떤 언론을 본보기 삼아 서울미디어홀딩스 미래를 그려 가는지 알 수 없는데 지난 17일 경향신문과 한겨레와 한국일보는 그가 검찰에 고발됐음을 알렸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와 한국경제도 같은 소식을 전했고. 하지만 서울미디어홀딩스에 속한 서울신문과 전자신문과 EBN은 조용했다. 이래서야 될 일인가. 서울신문 회장 김상열이 홈페이지에 밝힌 ‘정론직필’은 말할 것 없고 ‘사회적 책임’마저 저버린 행위로 읽힌다. ‘디지털 시대의 선도자’ 자격 또한 얻기 어려울 터다.

 서울미디어홀딩스 회장 자리를 계속 지킬 요량이라면 서울신문과 전자신문과 EBN이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는 공정 보도 체계부터 마련할 일이다. 첫 단추는 마구 지워 버린 서울신문의 ‘호반 특별 보도 57건’부터 되살려야 하겠고. 우리는 쉰일곱 개 기사가 되살아나는 날로부터 ‘김상열 진심 1일 차’를 새길 용의가 있다.

 서울신문 편집국장은 기사를 지운 까닭을 제대로 밝히고 독자께 사과부터 하라. 두 달째 꿩 구워 먹은 소식이니 4년 차 젊은 기자들이 “책임 있는 답변을 다시 한 번 요구”하는 것 아닌가. 썩은 고기엔 반드시 벌레 난다. 덮어 둔다고 냄새가 안 나던가. 꾸준히 푹푹 썩는다. 하루빨리 기사 되살리고 공정 보도 체계를 마련하자고 회장에게 말하는 게 옳겠다.

 전자신문 편집국장은 2012년 9월 25일 자 500만 원짜리 협찬 기사 <두 가지 맛 신개념 주스>를 되새기라. 자신이 썼음에도 후배 기자 바이라인을 훔쳐 달았던 일 말이다. 전자신문 공정보도위원회에 출석해 반성하고 징계됐던 일을 어느새 잊었는가. 편집국장이 부회장 따라 공정거래위원장을 만나면 전자신문 공정 보도 체계가 송두리째 흔들리게 마련이다. 부회장과 함께 공정거래위원장을 만난 짜임새 때문에 검찰 앞에 서게 된 김상열 보도를 내지 못한 건가. 아니라면 기사로 보여 주길 기대한다.

 이 모든 사태와 눈치 보기 꼭대기에 김상열이 있는 것 아닌가. 김상열 씨가 언론에서 손 떼는 게 백번 옳겠고, 우리는 온 마음 열어 손뼉 칠 준비를 하겠다.

 

2022321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