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코리아와이드의 매일신문 인수는 지역언론의 문제가 아니다.

2022-03-22     언론노조

 

[성명]

코리아와이드의 매일신문 인수는 지역언론의 문제가 아니다.


  3월 18일, 대표적 지역언론인 매일신문이 코리아와이드에 매각됐다.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1950년부터 72년 동안 매일신문과 대주주로 맺어 왔던 관계를 청산한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은 이번 매일신문의 매각・인수가 결코 대구 지역언론의 문제가 아니라 중소자본이 본격적인 언론사 인수에 나선 심각한 징후로 본다.

  코리아와이드는 경북의 유력한 여객운송사업자이며 터미널 부지를 가진 부동산 임대업자이기도 하다. 지역연고 자본의 언론사 인수 목적이 ‘대구경북에 대한 기여’나 ‘지역언론 발전’에 있을리 만무하다. 서울신문을 인수한 호반건설의 행보가 보여주듯 어떤 형태로든 이익이 없는 언론사 소유란 있을 수 없다. 

  코리아와이드는 언론노조 매일신문지부와의 면담에서 ‘충분한 자산이 있기 때문에 수익을 유출하거나 운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다. 그러나 새정부가 공약으로 내놓은 메가시티 출범을 앞두고 광역단위 재개발에 유리한 지위를 확보하려는 탐욕에서 코리아와이드가 얼마나 자유로울지 의문이다.

  인수 직후 일주일도 되지 않아 매일신문 신임사장을 임명하겠다고 나선 코리아와이드의 조급함이 이런 의문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코리아와이드는 신임사장 임명보다 대구경북 대표 언론사인 매일신문의 최대주주로서 타 지역언론사와 어떤 차별화를 시도할지 밝히는 것이 우선이다.

  구성원 의사가 반영된 사장선임제, 편집위원회 및 독자위원회 독립성 보장, 공정보도와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사내 민주주의 제도화가 그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언론노조는 코리아와이드에 분명히 밝힌다. 매일신문은 여객운송이나 부동산임대와 같이 운영하여 수익을 낼 사유재산이 아니다. 매일신문 사주는 언론보도라는 지역 공공재 생산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공인이다. 

  언론노조는 작년 말 언론개혁을 넘어 모든 미디어를 아우르는 새로운 규제체제로서 미디어 자본과 산업・금융 자본의 엄중한 분리(미산분리)를 요구해 왔다. 이번 매일신문의 매각・인수는 보도라는 공공재에 대한 책임과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투자할 어떤 의지도 없는 오래된 자본의 행보로 밖에 볼 수 없다. 

  호반건설의 서울신문 인수, 어제 발표된 외식업계 BHC의 일간스포츠와 이코노미스트 인수는 미산분리가 왜 필요한지 반증해주는 일련의 ‘사태’다. 코리아와이드의 매일신문 인수 또한 다르지 않다. 

  언론노조는 매일신문의 신임 사주인 코리아와이드 대표에게 다음을 요구한다. 

  첫째, 오늘부터 코리아와이드 대표는 매일신문 지부 조합원 및 종사자와의 공개적인 대화를 갖고 매일신문의 비전과 사내 민주주의를 위한 제도 수립에 나서라.

  둘째, 대구경북을 떠나 대표적인 지역언론사 사주가 된 코리아와이드 대표는 언론노조와의 면담에 적극 임하라.

 

2022년 3월 22일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