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보도자료] 부영, 인천일보 대표에 또 인천시장 측근 임명…언론노조 "인천일보가 인천시 관보냐”

2023-02-10     언론노조

전국언론노동조합 인천일보지부(지부장 최남춘)가 10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태평로 부영건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정복 인천시장의 전 대변인을 사장으로 선임한 부영그룹을 규탄했다.

지난 1월 26일 인천일보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한 박현수 사장은 2015년 유정복 14대 인천시장의 대변인을 맡았고, 그 뒤 송도복합단지개발 대표를 지냈다. 유 시장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재선돼 현재 16대 인천시장이다.

인천시장 측근이 인천일보 대표이사에 선임된 건 박 사장을 포함해 세 번째이다. 황보은 전 대표이사는 2014년 지방선거 때 유정복 후보의 특보를 역임했다. 김영환 전 대표는 2018년 박남춘 인천시장의 공보단장이었다.

세 명의 사장이 인천시장 측근이 내리 임명되자 인천일보지부는 사장 선임에 반발하고 있다. 지부는 대표이사 선임 원점 재검토를 비롯해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임원추천제 도입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건설사 사주였을 때는 말단 공무원조차 만나기 힘들던 사람이 언론사 사주가 되고 나면 권력의 최정점에 있는 정치인들과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권력을 감시하라고 시민이 부여한 언론의 권한을 건설사 사주들의 사적 이익을 취하는 데 이용하는 것이다”라며 “인천일보에서 벌어진 일은 상식을 뛰어넘었다. 인천일보가 시장의 관보냐, 아니면 부영그룹의 사보냐. 인천일보 기자들이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취재할 수 있는 제도를 보장하라”고 밝혔다.

이서후 지역신문노조협의회 의장은 “지역지 기자들이 적은 월급과 고된 노동에도 자부심을 안고 살아가는 이유는 저널리즘을 실현하고 있다는 믿음 하나 때문”이라며 “이것마저 사라지면 지역신문에서 일하는 의미가 없다. 지금 부영이 하는 일은 언론노동자들의 자존심을 무시하고 있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최남춘 인천일보 지부장은 “어제부터 여기저기서 집회하지 말라는 연락을 받았지만 이렇게 나오게 된 것은 언론사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영에 할 말이 있어서다”라며 “기자로서 자존심만 갖고 일하던 우리의 날개를 꺾은 것은 사측과 부영이다. 다시 날개를 펴고 싶다. 사측은 즉각 대화에 나서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지방권력이 바뀔 때마다 언론사 사장을 갈아치우는 말도 안 되는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한다”며 “떳떳한 언론노동자가 되기 위해서라도 같이 싸워서 이 더러운 고리를 끊어내겠다”고 연대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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