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노조파괴 기도하는 김유열 경영진이 EBS 정상화의 최대 걸림돌이다.
김유열 EBS 사장이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8일 노동조합에 단체협약 해지를 통고했다. 협조적 노사관계의 토대이자 EBS 구성원의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단체협약을 걷어찬 것이다. 윤석열 정권 들어 언론탄압과 방송 장악 시도가 날로 노골화 되고 있는 와중에 공영방송사 사용자 중 최초로 노사관계를 앞장서서 파탄 냈다.
그는 EBS 최초의 자사 출신 사장이다. 그가 사장 임기를 시작할 즈음 EBS 구성원들이 기대어린 마음으로 김 사장 체제의 순항을 바랐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어려운 안팎의 상황에서도 김 사장이 600여 구성원의 마음을 잘 헤아려 EBS가 국내 유일 교육 공영방송으로서 굳건히 설 수 있기를 바랐던 마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뒤 그 기대는 실망과 후회, 나아가 분노로 바뀌어 버렸다. 불통과 독선, 경영실패의 책임을 구성원에게 전가하는가 하면 ‘파업을 하려면 해보라’는 극언도 서슴지 않았다. 급기야 ‘256억 경영실패의 책임 중 자신의 책임은 많아야 20억’이라는 망발을 단체교섭 자리에서 서슴지 않는 모습에 구성원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언론노조 EBS지부 조합원 92.7%가 김 사장을 불신임하게 된 연유는 여기에 있다.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는 수치다. 최초의 자사 출신 사장에게 EBS 구성원이 이처럼 선명하고 명백한 불신임 의사를 밝혔을 때, 김 사장은 물러났어야 했다. 그러나 그의 행태는 어떠했는가. 단체교섭 석상에서 ‘선출된 사장이 아니므로 불신임 투표 결과에도 물러날 필요가 없다’는 몽니를 부렸다. 또한 ‘사장을 인정하는가, 안 하는가’와 같은 질문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며 단체교섭 자체를 자신의 보신을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 버렸다. 노조가 교섭 결렬을 선언하자 급기야 단체협약 해지를 통고했다.
분명히 해둔다. EBS의 현재 위기 상황은 김 사장의 책임이다. ‘고통의 분담’은 경영자가 경영 실패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의사가 있을 때 합리적 논의가 가능한 문제다. 그러므로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다’는 말로 책임회피에 급급한 김 사장에 맞선 언론노조 EBS지부의 투쟁은 정당하다.
무엇보다 노사간 헌법과 다름없는 단체협약의 해지 통보는 절대 묵과할 수 없는 망동이며 공영방송에 대한 파괴 시도에 다름 아니다. 과거 권력에 결탁한 자들이 방송사 내부의 양심적 목소리를 봉쇄하려 써먹던 악질적 노조파괴 행위까지 동원하는 김유열 경영진의 행태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무엇이 그리 초조한가. 무엇이 그리 두려운가. 소통과 대화 대신 직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의 파괴를 출구로 삼으려는 불통과 오만의 종착지는 정해져 있다.
EBS 구성원들은 EBS가 직면한 복합적이며 구조적인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고통분담에 동참할 것임을 말하고 있다. 문제는 구성원들이 분담할 고통이 밑빠진 독에 물 붓는 헛수고가 되지 않으려면 무능・무책임 경영으로 신뢰를 잃은 김유열 체제의 혁파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김유열 경영진은 EBS 정상화의 최대 걸림돌이 자신들임을 깨닫기 바란다.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자진사퇴로 책임지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자, 출구가 될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전 조합원들은 향후 김 사장의 공영방송 파괴와 노조 파괴의 기도를 저지하고 EBS 정상화를 위한 EBS 언론노동자들의 투쟁에 굳건히 연대할 것이다.
김유열은 퇴진하라!
2024. 2. 14.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