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정권에 친정 YTN을 팔아넘긴 김백을 거부한다
김백이 YTN에 돌아왔다. 김백이 누구인가. 2008년 당시 경영기획실장으로 이명박 정권에 저항해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벌였던 YTN 구성원들을 해고・징계하며 민주화 이후 최초의 언론인 대량 해직 사태를 주도했던 자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보도국장, 상무이사로 승승장구하며 정권에 비판적인 ‘돌발영상'을 폐지했고, 퇴직 후에는 극우 언론 단체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의 초대 이사장을 맡아 윤석열 정권을 비호하고 언론탄압 행태를 옹호했던 자다. 그런 자가 오늘, 대통령실과 유진그룹의 YTN 파괴 공작의 선봉 역할을 자임하며 사장으로 취임했다.
김백이 복귀하기 전부터 사전 정지 작업이 벌어졌다. YTN 프로그램 중 청취율 1위였던 ‘박지훈의 뉴스킹'의 진행자 박지훈이 갑작스레 하차 통보를 받았고, 극우 유튜버 배승희가 그 자리를 꿰찼다. 3월 29일, 그를 사장으로 선임한 이사회에서는 대주주, 시청자위원회, 노동조합의 추천으로 꾸리게 되어있는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포함한 기존 사장 선임 규정을 폐지하기도 했다. 또 김백은 그날 사장에 선임되자마자 본부장급 자리를 대거 신설하며 ‘YTN 파괴 세력’ 규합에 나섰다.
오늘(4월 1일) 오전 출근길 피켓 투쟁에 나선 YTN 지부 조합원들과의 대치 끝에 간신히 취임식장에 도착한 김백은 그간의 YTN 보도가 편파적이었던 데 대한 대국민 사과, 연구소를 설립을 통한 가짜뉴스 퇴치, 노영방송 굴레 탈피 등을 천명했다. 어부지리로 본부장 자리에 앉게된 인사들은 열심히 박수를 쳤고, YTN 조합원들은 참담한 표정을 지었다. 김백은 경호원들을 향해 항의하는 YTN 조합원들을 끌어내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몇 달 전 KBS에서 목격한 풍경과 판박이다.
김백이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공영 보도전문채널 YTN이 불과 몇 달만에 언론 장악・파괴 세력의 손아귀 안에 놓이게 됐다. 사주는 검사에게 뇌물을 주고 상습적으로 담합을 벌이며, 직원은 주가조작에 가담하는 등 부도덕한 기업의 전형을 보여온 유진그룹과 공기업의 지분 매각으로 발생할 경제적 손해에도 불구하고 유진그룹을 언론 파괴의 청부업자로 지목한 용산 대통령실이 함께 벌인 일이다.
그러나 이것이 공영방송 YTN의 마지막 모습은 아닐 것이다. 언론노조와 언론노조 YTN 지부는 YTN 안팎에서 보도전문채널의 공공성과 공정방송의 가치를 지켜내고 부당한 인사 조치 등 YTN 언론노동자들에게 위협이 되는 모든 시도에 단호히 맞설 것이다. 또한 총선 이후 국회에 YTN 지분 매각과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 과정에서의 불법적 행태에 대한 국정 조사와 특검을 강력히 요구하여 황당무계한 민영화의 전모를 드러내고 이를 바로잡을 것이다. 김백은 YTN에 돌아왔으나, 그가 직면하게 되는 것은 오직 YTN 노동자들의 저항과 투쟁일 것이며, 친정 YTN을 정권에 팔아넘겼다는 오명일 것이다. 정권의 나팔수, 부적격 사장, 언론 부역자 김백을 거부한다.
2024년 4월 1일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