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국민에게는 모욕을, 대통령에게는 충성을
국민에게는 모욕을, 대통령에게는 충성을
오늘(3일) 11시 40분 YTN에서 갑작스럽게 <사고: YTN은 오늘 지난 2022년 대선을 전후한 편파•왜곡•불공정 보도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는 타이틀의 방송이 나갔다.
누가 보아도 충성 서약이다. 사과 대상은 ‘국민’이라고 했지만 발언 하나 하나가 모두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심기를 건드린 보도에 대한 사죄였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위헌적 국가 검열에 절대 복종하겠다는 충성 맹세였다.
김백 사장에게 묻는다. 대체 당신의 사과에 등장하는 ‘국민’은 누구인가? 방송사 경영•편성의 최고 책임자가 부적절한 방송에 대해 사과할 수는 있다. 그러나 김백 사장의 사과는 “윤석열 후보의 김건희 여사” 관련 보도, “대통령 선거 사흘 전, 인터넷 매체를 통해 흘러나온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조작 보도” 등 오직 윤석열 대통령에 관련된 보도를 특정하여 ‘국민’께 사과했다.
김백 사장은 정확히 말하라. 오늘 발언 중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대신 ‘국민’을 쓴 것이 아닌가. 다양한 정치적 성향과 입장을 가진 국민이라는 단어를 참칭하고 모욕한 희대의 망언이다. 게다가 이 망언은 창의성 조차 없다. 작년 11월 14일 취임 하루만에 구성원의 어떤 의견도 묻지 않고 “지난 4년 간 편파보도로 공정성을 훼손하고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고 한 박민 KBS 사장 사과문의 YTN 버전이기 때문이다.
오늘 김백 사장의 대통령 충성 서약은 YTN 민영화가 말로만 민영화일 뿐 정권이 청부한 언론장악임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대통령과 정부 여당을 향해 취재 보도 과정에 대한 평가와 내부의 공론화 과정을 모두 무시한 사과로 노골적인 충성을 서약하는 일은 대통령 술친구 박민의 KBS 말고는 찾아 볼 수 없다. 게다가 정상적인 뉴스보도 과정을 거치지 않은 김백의 사과방송 날치기 제작 송출 과정은 언론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훔치려는 제 발 저린 도둑의 모양새다.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부역자에서 윤석열 정권의 YTN 파괴 청부업자로 돌아온 김백은 오늘 권력에 대한 충성 서약 방송으로 스스로 24시간 보도 전문 채널의 대표자로 무자격, 부적격임을 여지없이 증명했다. 이제 남은 것은 김백과 그 비호세력에 대한 엄중한 심판과 언론계 영구 퇴출 뿐이다.
분명히 밝힌다. 김백과 그 일당들이 찍고 있는 언론장악 3류 드라마의 결말은 언론자유의 헌법가치와 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염원해 온 양심적 언론노동자와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시민들에 의해 정해질 것이다.
우리는 불법과 졸속, 정경유착으로 점철된 YTN 민영화의 전모를 규명하고, 윤석열 정권에서 자행된 언론장악의 실체를 밝혀낼 국정조사를 반드시 관철시킬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YTN과 대한민국 언론을 망친 범죄자들에게 끝까지 상응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2024년 4월 3일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