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결국 ‘쇼통’으로 끝난 영수회담

2024-04-30     언론노조

결국 ‘쇼통’으로 끝난 영수회담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은 어제(29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 간 영수회담을 앞두고 언론과 표현의 자유 의제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협치’는 여당과 야당, 행정부 수반과 야당 간의 화해만을 뜻하지 않는다. 협치란 규제 권력이 규제 대상의 자기결정권을 충분히 보장하여 규제의 목적과 절차의 실효성을 기하는 정책의 전환을 뜻한다. 

이에 따라 언론노조는 영수회담을 앞두고 ▲ 정권의 불통 기조와 언론 표현의 자유 탄압의 행동대원이자 상징이 되어온 인사의 전면 쇄신 ▲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했던 방송3법이 22대 국회에서 재입법될 경우 전면 수용 ▲ 졸속 추진된 공영방송 수신료 분리고지에 대한 해결방안 ▲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진행 중인 수사에 대한 고발 취소를 의제로 요구했다.

그러나 어제 영수회담에 배석했던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원장의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 따르면, 언론 탄압의 최전선에 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폭주에 대해 대통령은 ‘잘 몰랐다’, ‘독립기관에서 하는 일 아니냐’,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른다’며 답변을 회피했다고 한다.

기가 막힐 일이다. 대통령 자신과 관련된 보도, 특히 대파 875원 논란의 당사자가 어떻게 해당 보도에 대한 심의 상황을 모를 수 있는가. 대선 운동 시기였던 2022년 3월 <뉴스타파>가 아직 방송도 하지 않은 ‘김만배 인터뷰’건을 듣고 유세장에서 ‘강성노조의 전위대’, ‘(강성노조의) 첨병 중의 첨병이 언론노조’라는 분노를 쏟아낼 정도로 자신에 관련된 보도에 관심을 기울이던 대통령이 아닌가.

게다가 언론노조가 요구했던 언론 표현의 자유 탄압에 선두에 선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해촉이 회담에서 언급되자 대통령은 ‘언론을 장악하는 방법은 알고 있지만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는 유체 이탈 화법까지 구사했다.

이 발언은 ‘언론을 장악하는 방법은 알고’ 있는 대통령의 심중을 심의기관이 관심법을 써서 위법한 언론 검열과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는 뜻인가. 결국 지금의 언론 탄압과 장악은 자신이 지시한 것이 아니니 정책 기조의 전환에 어떤 의지도 없다는 무책임의 ‘쇼통’일 뿐이었다.

언론노조는 이번 영수회담이 윤석열 정부가 언론 탄압의 국정 기조에 어떤 반성도, 전환 의지도 없다는 사실을 반증한 자리였다고 평가한다. 언론노조는 영수회담에서 확인한 윤석열 정부의 언론 정책 기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언론 검열과 그 결과를 명확히 보고 받고 국민과 언론인에 대한 공개 사과와 인적 쇄신을 발표하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는 22대 국회 개원 즉시 방송3법의 재입법, 공영방송 수신료 안정화를 위한 법률 개정을 반드시 추진하라.

이 두 요구에 대한 대통령과 민주당의 확답만이 이번 영수회담을 ‘쇼통’으로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할 유일한 방법이다.

 

2024년 4월 30일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