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여성 기자·정치인 대상 ‘기자 단톡방 성희롱’…언론계의 젠더 무감성이 빚은 참사

2024-07-01     언론노조

여성 기자·정치인 대상 ‘기자 단톡방 성희롱’…언론계의 젠더 무감성이 빚은 참사

지난 6월 27일 미디어오늘은 국회·대통령실 등을 출입하는 3개 매체 소속 남성 기자들이 단체채팅방에서 동료 여성 기자·정치인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대기 중인 동료 기자의 사진을 클로즈업한 뒤 성희롱적 발언을 하거나 이에 호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풋살 대회에 나간 여성 기자의 신체 부위를 빗대 성희롱하는 한편 모욕감을 주는 성적 욕설을 했고, 여성 정치인을 대상으로 성적 대화를 나눈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의 발언은 저열한 성차별적 인식 수준을 넘어 사실상 범죄다.
전문가들도 “당사자가 없더라도 성희롱에 해당하는 발언들”이라며 “전파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모욕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2017년, 2019년 언론인들의 단체 채팅방에서 여성 기자들과 성폭력 피해자들을 성희롱한 발언이 문제가 된 데 이어 또다시 일부 언론인의 성차별적 인식이 확인된 것이다.
언론계 전반의 자정 노력과 성희롱 예방·성평등 교육 강화 등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이 요구된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일부 남성기자들의 빈약한 젠더감수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언론계의 젠더 무감성, 그리고 저널리즘의 윤리 부재가 낳은 참사다.
비슷한 사건이 반복되는 건 개인의 일탈을 넘어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을 의미한다.

동료와 취재원을 성적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비뚤어진 성 관념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성희롱 예방 및 성평등 교육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언론계에 거듭 촉구한다.
1회성 교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직문화를 점검해 구조를 개선하는 데 실질적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언론노조 성평등위원회는 언론노조 소속 사업장 성평등위원회를 중심으로 실태 점검과 성평등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데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재발방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24년 7월 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성평등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