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완벽한 불법, 1인 체제 방통위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

2024-07-17     언론노조

어제(16일)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은 국회 과방위에 출석해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가 무법천지가 되고 있음을 스스로 시인했다. 이상인 직무대행과 방통위는 지난 12일에 보도자료를 내 공영방송 이사 지원자들에 대한 국민의견 수렴 계획을 공지했다. 지원자들에 대한 결격 사유 조회 또한 개시했다. 탄핵 위기에 몰린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이 7월 2일자로 사퇴하기 직전인 6월 28일에 황급히 의결한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계획에는 국민의견수렴 등 추가 절차에 대한 구체적인 시기가 특정된 바 없다. 

김홍일의 사퇴로 위원회 회의 조차 개최할 수 없는 1인 체제로 망가진 방통위에서 이상인 직무대행이 불법적인 직무집행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법원에 의해 2인 체제의 위법성이 지속적으로 지적되어온 마당에 위원장 직무대행 1인이 사회적, 정치적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에 관한 중대 결정들을 내리며, 방통위를 완전한 독임제 기구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지난 6월 21일 국회 과방위 입법청문회에서 정동영 의원이 “김홍일 위원장 혼자 방통위의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습니까?”라고 묻자 김홍일 전 위원장은 “아닙니다”라고 답한 바 있다. 또한 방통위 설치법 13조 1항에는 “위원회의 회의는 2인 이상의 위원의 요구가 있는 때에 위원장이 소집한다”고 명기돼 있다. 1인 상태로는 위원회가 자체가 성립하지 않음이 법적으로도 명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인 직무대행은 과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독단적 1인 체제 결정을 두고 “직무대행 행정 행위 권한으로 할 수 있는 일”, “문제가 있으면 책임 지겠다"며 억지를 부렸다. 1인 체제 결정이 완벽히 불법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진숙이 방통위에 입성하기 전까지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 특히 MBC 방문진 이사진 교체의 사전정지 작업을 끝내겠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방송장악 주문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인 직무대행은 들으라. 김효재, 이동관, 김홍일, 이진숙의 그늘에 숨어왔지만, 방통위 내부에서 그 누구보다 오랫동안 윤석열 대통령의 방송장악 음모의 하수인 노릇을 해온 것이 당신이다.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를 대통령의 뜻에 좌우되는 방송장악 하청기구로 전락시킨 당신의 법적・도덕적 책임은 김효재, 이동관, 김홍일과 비교해도 조금도 가볍지 않다. 지금이라도 불법적인 1인 체제를 통한 방통위의 파행적 운영을 중단하라. 그렇지 않으면 윤석열 정권의 언론탄압과 방송장악에 분노하고 있는 언론인들과 국민들의 손에 끌려 내려오게 될 것이다. 

당장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이사진 교체 기도를 멈추고 그 자리에서 스스로 내려오라.

완벽한 불법 그 자체인 1인 방통위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 

 

2024년 7월 17일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