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장관 “출판 외주노동 표준계약서 제정, 함께 논의하자”
출판 외주노동 표준계약서 제정에 언론노조-문체부 공감 유인촌 장관 “출판노동자 예술인 지위 인정도 검토하겠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6일 언론노조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출판계 외주노동자 표준계약서 제정 필요성에 공감하며 “문체부와 사용자 단체, 언론노조가 모여 잘 논의해 보자”고 말했다.
26일 오전 출판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언론노조와 문체부의 간담회가 서울 마포구 서울경제진흥원에서 열렸다. 간담회 자리에서 유인촌 장관은 “출판 외주노동자의 표준계약서 제정 문제와 관련해 문체부가 언론노조, 출판업계 사용자들을 불러 모으겠다”며 “각자의 입장이 있으니 한 자리에서 잘 의논해 보자”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4월 유 장관의 ‘대화 약속’ 이후 3개월 만에 성사됐다. 언론노조 출판노조협의회(출노협)가 지난 4월 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세계 책의 날’ 행사에서 출판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피케팅을 진행하다 유 장관을 만났고, 유 장관은 “일정을 정해주면 언론노조와 만나겠다”고 입장을 밝힌 것이다.
3개월 여 만에 성사된 대화 자리에 언론노조에서는 전대식 수석부위원장, 안명희 출노협 의장, 김원중 출노협 사무국장, 정재순 좋은책신사고지부 사무국장, 임선우 조직쟁의국장이 참석했다. 문체부에서는 유 장관과 함께 김용섭 미디어정책국장, 김기동 정책보좌관, 김성은 출판인쇄독서진흥과장이 참석했으며 김준희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도 동석했다.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1시간을 넘은 대화에서 양측은 ▲출판 외주노동자 표준계약서 제정 ▲출판 외주노동자 표준단가(최저단가) 마련 ▲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 ▲출판노동자의 예술인복지법상 예술인 지위 인정 ▲출판노동자의 예술인고용보험 전면 적용 ▲세종도서 추천 제외 기준 확대 필요성에 대해 대체로 공감했다.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유 장관님이 의지만 있으면 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도 (출판노동자 노동조건 개선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문체부와 국회 문체위, 언론노조, 대한출판문화협회가 모여 외주노동 표준계약서 문제 등을 함께 논의하자”고 말했다. 이에 유 장관은 “표준계약서 만드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니 서로 양보한다는 전제로 일단 시작해 보자”고 화답했다.
안명희 출판노동조합 협의회 의장은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것은 출판 종사자들의 노동조건이 다른 문화예술산업 종사자의 그것만큼이라도 개선되는 것”이라며 “출판 종사자의 노동조건 개선은 출판산업 진흥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것은 문체부가 해야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장은 또한 “‘개별 사업장 사용자와 알아서 풀라’는 식으로 노사합의에만 맡길 사안이 아니”라면서 “문체부가 나서서 제도를 개선해 나가면 현장은 엄청나게 바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출판 종사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에 대한 언론노조의 설명에 유 장관은 대체로 동의하며, 특히 “표준계약서 문제와 출판종사자가 예술인복지법상 예술인 지위 인정 받도록 하는 문제부터 우선적으로 정리하자”며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유 장관은 “길고도 험한 길일 텐데, 우선 큰 숙제부터 해결해 보자”고 말했다.
출판사 <좋은책신사고>의 홍범준 사장이 정당한 노조 활동을 탄압하고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는 행태에 대해서도 다뤄졌다. 정재순 좋은책신사고지부 사무국장의 설명에 유 장관은 “서류로 정리해 문체부로 보내달라. 잘 살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