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대통령실의 KBS 사장 내정 사전 개입 의혹,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

온 국민의 뇌리에 ‘파우치 앵커’로 새겨진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청문회에서 박 후보의 사장선임 과정에 대한 충격적 증언이 제기됐다. 대통령의 술친구로 KBS에 내리꽂힌 무자격 낙하산 박민 현 사장이 사장선임을 위한 이사회가 개최되기 하루 전 대통령실로부터 ‘교체 통보’를 받았다는 증언이 나온 것이다. 박장범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단독대담에서 영부인 김건희씨의 명품백 수수 사실을 축소 왜곡해 KBS의 방송 공공성과 공정성을 앞장서 무너뜨린 공로로 대통령 술친구를 제치고 용산의 낙점을 받아 사전 내정됐다는 세간의 의혹을 뒷받침하는 내부고발인 셈이다. 

이러한 청문회 증언이 사실이라면 이는 2인 체제 불법 방통위가 선임한 무자격 이사회마저 무력화하고 용산 대통령실이 직접 KBS 사장선임에 개입한 것으로 이는 방송법 상의 KBS 사장 선임 절차를 위반한 명백한 불법이자, 국정농단에 해당하는 사안이다.   

우리는 이 정권 들어 일상화된 언론자유 파괴와 방송장악의 불법성과 폭력성을 낱낱이 드러내고 바로 잡기 위해 언론장악 국정조사를 요구한 바 있다. 이제 KBS 사장 선임을 위한 법적 절차마저 무시하고 ‘파우치 앵커’ 박장범 사장 만들기를 위해 용산 대통령실이 개입했다는 국회 증언까지 나온 마당에 국정조사를 더 주저하거나 미룰 이유가 없다. 대통령실과 여당도 스스로 떳떳하다면 국정조사를 거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청문회 내내 드러난 박장범 후보의 인식과 과거 행적은 그가 공영방송 사장은 커녕 언론인으로도 수준 미달임을 거듭 확인시켜 주고 있다. 파우치 대담으로 KBS 전체를 국민적 불신의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권력 비판의 본분을 망각한 책임을 묻는 KBS 기자 수백명의 성명에 대해 반성이나 사과할 의향이 없다고 박장범은 잘라 말했다. 또한 KBS 수신료 정상화 방안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전무한 황당무계한 발상을 드러내는 등 경영책임자로서도 얕은 밑천을 드러냈다. 

하여 우리는 참담한 심경으로 청문회를 지켜본 국민들과 KBS 시청자들을 대신하여 요구한다. 

박장범 후보는 스스로의 자격 없음을 인정하고 KBS 사장 후보에서 물러나라. 그것이 분노한 국민과 KBS 구성원들에 대한 마지막 예의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 자산인 KBS 장악을 중단하라. 방송법을 위반한 부당힌 사장선임 개입 의혹에 대해 명명백백히 사실 관계를 밝혀라 . 

국회는 방송법 위반 의혹이 있는 박장범 후보자 내정 과정의 대통령실 개입 등 KBS 장악 의혹 전반에 대한 국정조사를 즉각 실시하라. 대통령실과 방통위의 국정농단과 실정법 위반 여부에 대해 입법부의 조사권을 동원해 한 점 의혹도 남기지 말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라.  

이 요구들을 관철시키기 위해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분노한 국민들, 그리고 KBS 구성원들과 함께, 공영방송 KBS의 공영성과 독립성을 사수하는 중단없는 투쟁에 나설 것이다. 

2024년 11월 20일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