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대구MBC, 방송작가 임금 현실화 즉각 시행하라!”

4일 대구MBC 앞 노동·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진행

2025-02-04     언론노조

대구MBC가 방송작가 임금 현실화에 나서야 한다는 노동·시민사회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는 4일 오전 11시 대구MBC 앞에서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촉구했다.

대구MBC와 대구MBC 소속 방송작가지부 조합원들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7개월 간 6차례 실무교섭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은 임금 10.3% 인상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라디오 작가 임금 2% 인상 ▲TV 작가 임금 4%인상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지부는 원활한 교섭을 위해 ▲라디오 작가 임금 3% 인상 ▲TV 작가 임금 5% 인상이라는 대안을 제시했으나 사측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교섭은 답보 상태에 빠졌다.

방송작가지부는 “2023년 대구MBC 방송작가들이 회사 사정을 감안해 자발적으로 전원 임금 동결에 나섰음에도 사측은 이를 간과했다”며 “사측이 제시한 인상률은 2025년 최저시급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데다 왕복 버스 이용료도 안 되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오늘은 방송사 비정규직·프리랜서 동료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했던 고 이재학 CJB청주방송 PD의 5주기임에도 방송 비정규직·프리랜서 노동자들에 대한 혐오와 차별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며 “MBC가 이러한 차별과 혐오의 고리를 끊어내는 시작점이 될 때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진 언론노조 성평등위원장은 “방송작가의 요구를 묵살하고 협상 조차 않는 대구MBC의 행태는 경영 책임을 구성원들에게 떠넘기는 것이며 방송작가를 동등한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는 차별적 처사”라며 “MBC가 진정한 공영방송이라면 구차한 변명 늘어놓지 말고 지금 당장 방송작가 임금 현실화에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염정열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장은 “현재 대구지역 내 다른 방송사들은 경영 악화를 이유로 방송작가들의 임금 삭감을 주장하면서 대구MBC 사례를 근거로 들고 있다. 대구MBC의 낮은 원고료가 기준점이 되며 작가 급여가 하향 평준화되는 것”이라며 “또한 작가들 임금을 올려주면 다른 프리랜서 직군의 임금도 다 올려줘야 한다는 대구MBC의 주장은 ‘비정규직 백화점’이라 불리는 방송국의 시스템은 덮어두고 을과 을의 갈등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장은경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대구MBC 조합원은 “방송작가는 프로그램 기획회의부터 섭외, 출연자 관리 및 인터뷰 등 밤잠을 설쳐가며 일하지만 최저시급에도 못미치는 임금을 받고 있다”며 “방송작가지부가 대구MBC에 요구한 임금인상분은 과도한 요구가 아닌 임금 정상화”라고 설명했다.

김다니엘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대구MBC 조합원은 “방송사는 방송작가가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원고료 책정 없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주지만 방송작가는 프리랜서의 가장 큰 특징인 업무 장소, 시간의 자율성은 보장받지 못한다”며 “오히려 노동관계법에서 배제되어 불공정한 계약을 강요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낮은 단가를 메우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맡으며 과잉 노동에 시달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은 “MBC는 사회적 약자, 노동자의 이야기를 앞장서서 다루는 언론사임에도 자사에서 근무하는 방송작가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꺾었다”며 “대구MBC의 교섭 행태를 볼 때 사측은 방송작가를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지혁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방송 프로그램은 방송작가의 숙련된 노동의 결과물임에도 방송사는 작가들에게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며 “노동자성을 인정받은 방송작가의 처우개선이 몇 년 째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은 방송사가 개선의 의지가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한나리 춘천MBC 방송작가조합원은 “MBC는 수많은 ‘위장 프리랜서’를 고용해왔고 이들에게 연차, 월차, 주휴수당, 4대보험을 지급하지 않아 이미 많은 제작비를 절감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암담한 사회·경제 현실을 꼬집어온 MBC가 내부의 노동자들을 가난하게 만들며 암울한 미래를 앞당기고 있는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방송작가들은 방송 제작의 중추 역할을 하지만 방송사가 어려우면 고통 분담을 이유로 원고료를 깎이는 등 제대로 된 임금은 받지 못한다”며 “대구MBC 사측이 진전된 임금 인상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해 단체투쟁과 쟁의조정 신청 등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사진 :  https://bit.ly/4aOvx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