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호]신나는 노조-동아신문인쇄노조

2000-09-27     kfpu
"창립 1년 조직률 99% 인쇄노조 최강"산별 일찍 돌파, 10월 임협서 단결력 과시중앙인쇄 연대투쟁 노동자 의식 재확인지난 9월2일 토요일 오금동에서는 '2대 집행부 취임식 및 조합 창립 1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동아일보 신문인쇄 노동조합은 이제 막 첫돌을 맞이한 노조치고는 조직력이 강하다" 우리의 섣부른 평가일까? 노조 설립 당시 각 사업장은 제작부, 발송부, 관리부로 구분되어 있었다. IMF 이후 분사조치, 임금삭감, 고용불안 등으로 작업장의 분위기는 엉망이었고, 모두들 어떤 탈출구를 필요로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제작부를 중심으로 한 125명의 조합원으로 설립총회를 갖게 되었다. 노조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대구를 포함한 4개지역과 제작부는 물론이고 관리, 발송부서를 총 망라하는, 지금은 조합가입대상자의 99%가 조합원이라는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비록 사업장이 오금동, 안산, 충정로, 대구로 분산되어 있지만 조합원들은 신문 종쇄 후 귀가시간을 늦춰가며 지부별 간담회를 통해서 그때 그때의 현안을 논의하며 조합발전을 위한 토론을 멈추지 않았다. 쉬는 시간 휴게실에서도 서너명만 모이면 자연스럽게 꺼내는 화제가 조합에 관한 얘기다. '우리 손으로 만든 노조, 우리 힘으로 발전시킨다'는 조합원들의 의지는 현장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다. 그 여론을 바탕으로 각 지부장 및 집행부 간부들은 확대간부회의나 운영위원회에 의견을 반영한다. 오금동 조합 사무실 냉장고에는 여러 가지 음료수 캔으로 꽉 차있다. 악전고투 속에 힘겹게 싸우는 집행부에 미안했던지 조합원들이 너도나도 놓고 간 것이다. 조합원들은 「보약을 지어 주어야겠다느니」,「몸으로라도 봉사해야겠으니 뭐든지 시켜 달라느니」하면서 너스레를 떨고 간다. 항상 함께 고통을 감내하고자 하는 조합원들이 집행부와 식사자리를 마련하기도 한다. 30대 조합원이 태반인 조합은 젊고 열기가 높다. 1기 노조가 교육과 행사를 통해서 기틀을 잘 잡아 놓은 점도 있지만 조합원 스스로가 조합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앉아 있기보다는 서있기를', '서있기 보다는 뛰어가기를' 좋아한다. 바쁜 노조일정을 쪼개서 화합의 마당을 마련한 일영 유스호스텔에서 가진 조합원 수련회도 사실 4개 지부 조합원들의 열망에 의해서 이루어 진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여성 조합원이 없기 때문에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1년 여간 우리 조합은 내부적으로도 결속을 다져 왔지만 외부 행사와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단위노조간의 연대를 위해 힘써왔고 조합원 93%의 찬성으로 산별을 일찍이 돌파하여 연맹의 산별건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요즈음은 우리와 같은 처지에 있는 중앙신문인쇄노조와 함께하는 마음으로 중앙일보측의 만행을 규탄하고 우리의 자세를 바로 잡고 있다. 우리 노조의 미래는 밝다. 새로이 가입하는 젊은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뿐만 아니라 선배들의 희생 또한 만만치가 않다. 초대 선웅주 위원장은 퇴임사에서 '나는 노조와 함께 할 것이다'라고 말한 바를 지금 2대 대의원으로서 현장활동의 선두에서 실천하고 있다. 가을의 초입에 2기 조합의 미래를 위한 투자가 시작됐다. 제2대 장상권 위원장은 축구단과 풍물패의 활동을 필두로 그동안 미진했던 일상활동 및 젊은 조합원들에게 다양한 활동역량을 키워주고자 하는 교육과 조직강화 사업, 그리고 타 노조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연대사업에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그리고 우리는 10월부터 시작되는 2000임투 승리를 위하여 우리가 가진 유일한 재산, '단결' 을 보여줄 것이다. 오준규(노조 편집부 차장)/ 언론노보 290호(2000.9.27)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