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1호]"CBS정신 먹칠 '정치목사' 퇴진"
2000-10-11 kfpu
정권 바뀔때마다 권력에 충성맹세권사장 6년 적자누적, 부채 5백억왜 파업투쟁에 나섰나권호경 사장의 무능경영이 CBS를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CBS는 권호경 목사가 지난 94년 2월 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내리 6년째 적자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권 사장은 목동 사옥 신축에 따른 부채와 그로 인한 금융비용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직원들은 권 사장의 경영능력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CBS는 현재 500억원에 이르는 금융부채를 안고 있는데 영업이익만으로 이를 갚아나가기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 때문에 CBS 직원들은 권 사장에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했고, 권 사장은 지난 98년 교계 헌금 100억원 모금과 송신소 부지 매각 비용 등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그러나 이 같은 약속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CBS 재단이사회가 기독교 각 교단에서 파송한 이사들로 구성돼 있지만, 권 사장은 교계로부터 단 한 푼의 자금도 끌어오지 못했다. 송신소 보상 협상도 실패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은 이런 이유를 들어 권 사장의 경영 능력에 한계가 드러난 만큼 스스로 물러나고 다른 사람에게 길을 열어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으나 권 사장은 "한국 교계가 임명해 줬으니 한국 교계가 물러나라고 하기 전까지는 물러날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권 사장은 경영 무능에 대한 책임을 자신이 지는 대신 그로 인한 짐을 직원들에게 고스란히 떠넘기고 있다. 직원들에게 97년부터 올해까지 4년째 임금 삭감과 동결을 강요하고 있다. CBS 직원들은 97년 이후 1인당 평균 2천만원 가량의 임금 체불로 큰 고통을 겪어왔으며, 98년 체불 상여금 700%는 아예 반납했다. 그런데도 회사측에서 올해 또다시 임금 동결을 강요하고 나오자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것이다.물론 CBS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이유가 꼭 임금만은 아니다. CBS 노조는 지난해 4월에도 권 사장 퇴진 등을 요구하며 33일간 총파업 투쟁을 벌였는데, 당시 회사측이 작성했던 치밀한 노조 와해 공작 문건들이 발각돼 물의를 빚었었다. 그런데 회사측에서는 올 임·단협 교섭 때도 노조를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단체협약 개정안을 들고 나온 것이다. 기자와 PD, 아나운서, 엔지니어를 제외한 모든 직원들이 노조에 가입할 수 없도록 조합원의 자격을 지나치게 제한한 조항과 쟁의 행위 자체를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하고 있는 조항들이 바로 그것이다.결국 노조는 권 사장의 경영 능력과 도덕성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며 파업에 돌입한 것이다. 노조는 "이번 파업은 어디까지나 임·단협 협상 결렬에 따른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CBS 내부 상황으로 볼 때 이번 파업이 권 사장의 거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언론노보 291호(2000.10.11)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