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2호]제6회 통일언론상 대상에 CBS '남북...'
2000-10-25 kfpu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과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가 공동주관하는 제6회 통일언론상 대상에 CBS '2000년 남북 평화 만들기' 제작진(최영준PD·이광조PD·김용신 아나운서)이 선정됐다. 특별상은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제5편 여수 14연대 반란'의 이채훈 PD가 수상했다.시상식은 24일 한국언론회관 19층 기자회견실에서 열렸다.심사평 "시류 편승 넘어 내면의 장벽을 허무는 노력에 갈채"아직도 통일언론에 '상'이 주어져야 하는가. 아무도 그 뿌리의 물음을 입밖에 내지 않는다. 오히려 통일언론상의 지평이 더욱 넓어져야 하고, 그 기준 또한 적극성과 전향성을 더해가야 한다는 쪽에 뜻이 모아진다. 독단일지는 모르나 그것이 이번 통일언론상 심사위원들의 한결같은 현실인식이며, 내면의 소묘가 아니었던가 싶다.그 아픔을 되새기면서도 우리 심사위원들은 제6회 통일언론상 대상에 CBS의 "2000년 남북 평화만들기"를, 특별상에 MBC의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제5편 여수 14연대 반란"을 선정하는데 쉽사리 합의할 수 있었다.우선 CBS의 '평화만들기'는 6·15남북정상 공동선언 이전부터 방송된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높이 평가되었다. 한마디로 이땅의 언론이 흔히 범하는 '시류에의 편승'을 넘어, 일관되게 평화의 장애요인인 분단의 장벽을 허물어내고자 하는 작업이 돋보였던 것이다. 당연히 분단의 장벽은 휴전선의 철조망일수만은 없다. 더욱 뼈저린 분단은 '한 겨레'라고 말하는 겨레 저마다의 가슴속에 자리한다. 적대를 부추기는 날조와 왜곡의 정보들이, 휴전선보다 드높은 내면의 장벽을 쌓아오지 않았던가. 때문에 '평화만들기'의 작업은 화해와 교류의 시대를 넘어 통일 이후에까지도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MBC의 '반란' 역시 저마다의 가슴 속에 쌓여있는 내면의 장벽을 허무는 작업의 일환이다. 진실이 햇볕 아래 활보하지 못하고 진실이 질식하는 땅에 평화가 피어날수는 없다. 평화의 쌍둥이인 통일 또한 동일하다. 진실에 바탕하지 않은 허위의 통일이란 말의 장난이거나 속임수에 불과하다.더구나 '반란'은 국가보안법의 제정과 학도호국단 창설등 분단체제를 굳혀가는 계기를 드러내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대상에 버금할만한 역작이었음이 분명하다. 반드시 통일언론상에 적합한 것인지는 단정할 수 없으나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의 특별기획은 그 시리즈 전편이 어떤 대상을 받기에도 손색이 없다는 의견들이 오갔음을 덧붙여 적어두고자 한다.그러나 심사위원들의 아쉬움이 전혀 없었던건 아니다. 그것은 수상작들에 대한 아쉬움이 아니라, 통일언론상의 추천과 심사기준등이 쏠리는 아쉬움이었다. 왜 정상회담 이후 실현된 '남북 공동제작' 또는 '공동 방송'등의 획기적인 역작들은 추천되지 않았던가. 추천권자의 폭을 넓힐 필요는 없는가. 그리고 이젠 언론 3단체의 이른바 '보도·제작 준칙'을 넘어서는 통일언론상 심사기준이 마련되어야 하지 않겠는가.역시 상이라는 것도 역사와 더불어 성장하게 마련이다. 그것이 한결같은 심사위원들의 바람이며 믿음이었다.김중배 심사위원장/언론노보 292호(2000.10.25)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