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3호]KBS, 환경직 조합원 끝내 집단해고
2000-11-08 kfpu
노조 법정투쟁 선언 - 사측 무성의 교섭 난항KBS가 노조위원장·부위원장 직권면직에 이어 환경직 노동자에 대한 집단해고를 강행해 조합원들이 법정투쟁에 들어가는 등 사태가 악화되고 있으나 사측이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KBS 노조(위원장 현상윤)는 집단해고에 대한 반발로 파업에 돌입키로 한 지난달 27일 사측이 교섭의 전제로 요구하던 '사과문 게재와 파업철회' 조건을 백지화함에 따라 파업과 사장 불신임투표를 유보하고 교섭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노조는 이에 따라 위원장·부위원장 직권면직 철회, 집행부 고소고발 철회, 사내개혁 7대 요구 등을 내세우며 교섭에 나서고 있으나 사측은 노조위원장 선거시기를 악용, 교섭자체를 회피하고 있다. 사측은 이 과정에서 노사합의 직후인 28일 회사주보 특보를 통해 노조활동을 비하한데 이어 지난달 31일 환경직 조합원 12명에 대한 해고를 단행했다. 노조는 해고조합원들과 함께 즉각 법정투쟁에 돌입하는 한편 소송비용 등을 지원키로 결정하고,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이 결렬될 경우 즉각 총력 투쟁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편 노조는 오는 13일까지 위원장 후보등록을 마친 뒤 23일 8대 위원장 선출을 위한 조합원 총투표를 벌일 예정이다.KBS 주보가 노조탄압 전위대인가노사대결구도 몰아 적반하장식 공세KBS 박권상 사장의 대변지 노릇을 하는 'KBS주보'가 빈약한 논리에 근거하여 사측을 합리화시키고 노사를 대립국면으로 몰아 노조를 탄압하는 전위대로 악용되고 있다.KBS는 지난달 28일 주보특보를 통해 적반하장식 공격을 퍼부었다. 노조가 비전을 제시하지 못해 조직률이 계속 떨어지고, 이번 파업은 정리해고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장퇴진과 노조사수를 위한 것이며, 노보의 기사작성방식도 고쳐져야 한다는 등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이번 파업유보가 마치 사측의 승리인 것처럼 획일적 대결구도로 몰아갔다. 그러나 주보는 왜 부사장을 2명으로 늘린 채 환경직 조합원을 표적식으로 집단해고 했는지, 왜 사장과 동문인 전주고 출신 인사들을 파행적으로 요직에 앉혔는지, 왜 노사협의장인 6층을 원천봉쇄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요컨대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사측이 감정적 대응으로 일관해 노사의 첨예한 대립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언론동자들은 주보에 대한 즉각 사과는 물론 '언행불일치', '약자를 이용한 동문 자리보전'으로 이미 언론계 안팎의 신망을 잃은 박 사장의 대오각성만이 KBS의 노사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 언론노보 293호(2000.11.8)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