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9호]"임금 못줘도 일은 하라"

2001-02-07     언론노련
한국일보 최악의 노동착취한국일보가 임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노동을 요구하는 최악의 노동형태를 강요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한국일보는 무급휴직제를 실시하면서 총무국 광고국 등 관리부서 국장·부장급 간부진이 무급휴직원을 제출, 사원들이 뒤따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더구나 간부진들은 무급휴직원을 제출한 뒤 업무를 계속하고 있으며 일부 사원들에게도 무급 노동을 강요하고 있다. 그 숫자는 현재 3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한국일보는 잘못된 경영으로 비롯된 회사의 재정악화를 노동자의 임금에서 보전하려는 것이다. "임금은 못 줘도 일은 하라"는 이런 식의 노동착취는 언론운동사상 또는 노동운동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다. 한국일보 노조원들의 상당수가 회사 살리기 차원에서 노조를 탈퇴해 연봉제로 돌아선지 불과 몇 개월만에 빚어진 사태로 무급노동 압박의 대상이 비노조원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노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언론노조 한국일보 지부는 "무급노동으로 비용절감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언 발에 오줌누기식 방법보다 차라리 구조조정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 보다 정직한 방법 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내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어디까지 노동의 희생을 강요당할지 모르는 일"이라는 불만과 위기의식이 퍼지고 있다.일요판 발행, 조석간제 도입 등으로 무한경쟁을 촉발시키며 언론노동환경을 뒤흔든 한국일보가 '무임금 노동'이라는 더욱 악화된 전대미문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 칼날은 언론사내에서 비교적 소외된 부서를 겨냥하고 있다. 무임금 노동은 그 발상자체가 상식의 선을 훨씬 뛰어넘고 있으며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언론노보 299호(2001.2.7)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