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호]대우차 진압 임산부 기자도 마구 폭행
2001-03-21 언론노련
경찰, 평화적 시위도 불허 폭력으로 내몰아 부평집회 강제진압대우 정리해고 집회현장에 참석한 노동자, 가족, 취재기자 등에 대한 공권력의 인권침해가 위험수위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인권운동사랑방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KNCC 인권위원회 등 9개 인권운동단체는 19일 정부의 인권유린과 경찰폭력을 폭로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해당 경찰관들을 형사고발하며 이와 같이 주장했다.기자회견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2월 17일 대우차 생산직 노동자 1750명의 정리해고 이후 13일 현재까지 연행자만도 671명에 이를 뿐만 아니라 연행과 수사 과정에서도 △진술서 작성 강요 △불법 감금 △적법절차를 무시한 마구잡이 검문 △알몸수색 △피의자의 기본권인 묵비권 제한 △집회 불참 각서 강요 등이 자행됐다.또 경찰의 부평공장 내 농성장 진압이 있었던 2월 19일에는 김용환씨(32세)가 경찰이 던진 돌아 눈을 맞아 왼쪽 눈 안쪽 뼈가 깨져 실리콘으로 교체 수술했으나 결국 실명위기에 처하는 등 노동자들의 크고 작은 부상이 잇따랐다.특히 경찰은 집시법상 하자가 없는 '1인 시위' 참석자까지도 무차별로 연행해 빈축을 샀다.해고 노동자 가족들의 피해가 집중됐던 7일 백운공원 앞 연행 때에는 대우 노동자 부인 이옥선 씨가 6∼7명의 전경에게 가슴과 머리카락 등을 잡힌 가운데 연행된 뒤 16일 결국 태아를 유산했다.7일 연행과정에서 경찰은 어머니와 같이 있던 어린 아이들을 강제로 떼어내 방치하고 방패를 들이대며 위협하는 등 반인도적 대응을 보였다.이와 함께 취재를 위해 집회에 참석한 기자들에 대한 폭행도 발생했다.지난달 20일 부평역 집회에서 경찰은 폭력진압에 항의하는 SBS 기자의 머리를 폭행하고 팔을 꺾는 등 폭행한 것을 비롯해 1일 경희대 교지편집위원회 소속의 백경원 씨의 카메라를 방패로 내리쳐 파손했다.인권단체들은 정부를 상대로 △폭력과 인권침해 행위 조사와 책임있는 조치를 취할 것 △관련 책임자의 사퇴와 경찰관의 처벌 △부평시내 일대와 부평공장 공권력 즉각 철수 △집회와 시위의 자유 보장 등을 요구했다.이들은 '정부가 20일 이후 일체의 집회를 허용하고 있지 않다'면서 '노동자들의 시위가 폭력화된 데는 정부의 책임이 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평화적 침묵시위마저 불허해 노동자들을 '불법 시위'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인권단체들은 또 '집회와 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일반 시민들까지 무차별로 연행되고 경찰이 방패와 곤봉을 마구 휘둘러 부상을 입은 노동자와 시민이 속출하고 있다'면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정당한 의사표현이 철저히 짓밟히는 상황을 묵과할 수만은 없다'고 밝혔다./ 언론노보 302호(2001.3.21)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