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호]정론직필
2001-04-04 언론노련
권호경사장의 독선과 무능에 맞선 CBS조합원들의 파업투쟁이 오늘로 182일째를 맞고 있다. 6개월간의 무노무임으로 인한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의 투쟁열기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임단투 승리가 CBS개혁의 첫걸음임을 재확인하며 무한투쟁을 새로이 결의하고, 민경중 지부위원장은 단식투쟁에 돌입했다.이로써 지난 몇 달 동안 노조가 스스로 무너지기만을 기다리며 대화조차 거부하던 권사장은 적지않은 타격을 받게 됐다. 또 권사장의 말만 믿고 6개월 째 사태를 방치한 재단이사회도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게 되었다.극한적인 생계의 위협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CBS조합원들의 단결된 투쟁대오는 CBS의 현체제로는 아무런 희망이 없다는 CBS구성원들의 절박한 위기의식에서 비롯된다.권사장의 7년 재임기간 동안 300억원대의 부채를 1000억원 가까이 불려놓은 경영상의 무능함, 김영삼 대통령에 이어 김대중 대통령에게도 충성편지를 보내는 등 부적절한 정치적 처신으로 CBS정신을 훼손시킨 부도덕성, CBS개혁의 일환으로 1999년에 노사가 합의한 정관개정안의 불이행, 대화의 파트너인 노조 집행부를 일방적으로 해고한 독선 등 은 CBS구성원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준 대표적 사례들이다.권사장과 재단이사회는 이와같은 CBS조합원들의 절박한 위기의식과 절망감에 귀기울여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노조의 실체를 인정하고 교섭에 나서야 한다.방송현장을 떠난 조합원들이 가족의 생계유지를 위해 주유소나 세차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참담한 소식은 1만7천 언론노동자들을 분노케 한다. CBS조합원들의 숭고한 자기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권호경 사장은 아집과 독선에서 벗어나 CBS를 위한 마지막 봉사의 결단을 내려주기 바란다.이미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과 기독시민연대 등 35개 시민 언론 종교단체가 공동대책위를 구성하고 조속한 사태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CBS사태가 계속 방치된다면 이는 한국교회 전체의 위신과 신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CBS의 개혁과 정상화를 위한 권사장과 재단이사회의 결단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언론노보 303호(2001.4.4)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