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개혁특보]최문순 위원장 투쟁사

2001-06-07     언론노련
신문 개혁을 위한 총력 투쟁에 나서며부끄러운 일입니다. 떨쳐 일어납시다.언론이 개혁 대상으로 몰려 있습니다. 시민, 사회 단체들로부터는 물론이고 심지어 정치권력으로부터 개혁을 요구받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밖으로는 대단히 부끄럽고 안으로는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개혁 대상으로 전락해 있는 신문이 무슨 기사를 제대로 쓸 수 있을 것이며 무슨 보도를 제대로 할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남들의 잘잘못을 따질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권력과 자본을 감시하고, 견제하고, 비판할 수 있겠습니까? 바로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잘못에 대해 발언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밖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 있겠습니까? 언론은 원론적으로 '환경 감시자'입니다. 환경 감시가 언론의 존재 이유입니다. 그것은 국민들이 우리들에게 위임해준 권한이자 의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정치권력은 물론이고 경제 권력 등 모든 권력이 언론의 감시 대상이고 시민단체조차도 언론의 감시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런 이유로 언론은 최고의 도덕성을 요구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언론의 숙명입니다. 불편하고 거추장스럽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물론 언론도 시대와 역사의 산물이므로 이 사회가 놓여 있는 부도덕의 맥락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언론이라고 이 사회와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떨어져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언론이 홀로 그리고 스스로 완전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의 언론은 그 도덕성과 행동약식에 있어 이 사회의 보편적인 수준에도 미달하는 지체 현상 속에 있다는 것이 언론개혁을 요구하는 명분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 그런 시각에 동의하고 있습니다.최근 언론이 개혁을 요구받는 이유로 '1인 족벌 지배 체제 개혁, 정부 소유 언론의 독립성 확보' 등이 그 핵심입니다. 그런데 족벌과 정치 권력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누구의 책임입니까? 바로 우리 자신 아니겠습니까? 우리 아니면 누가 그런 권리를 쟁취해 주겠습니까? 시민단체나 정부가 빼앗아 우리에게 돌려주는 권리를 받아 가지겠습니까? 이 세상의 그 어떤 권력도 스스로 자신의 권력을 내놓지는 않습니다. 언론사의 편집권, 인사권, 경영권도 그것을 가진 자들이 먼저 나서서 언론 노동자들에게 나눠주는 일은 결코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권리는 우리들이 쟁취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쟁취하지 않은 권리는 가치도 없고 지켜지지도 않습니다. 최근 언론개혁 문제를 둘러싸고 언론은 언론이 개혁돼야 하는 이유를 적나라하게 내보이고 있습니다. 내부적인 문제해결, 자정능력도 보이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제대로 된 토론조차 존재하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이 문제가 국제적인 조롱거리까지 되고 있습니다.동지들이여, 떨쳐 일어납시다. 모두 우리 책임입니다. 우리들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주체입니다. 우리가 당사자입니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우리 손으로 쟁취합시다. 부끄러움을 떨쳐냅시다. 다소 과장되지만 '是日也放聲大哭'을 스스로에게 외쳐봅시다.아아 분하도다! 우리 2만, 언론 동지들이여! 살았는가! 죽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