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개혁특보2]CBS파업 253일 전조합원 단식투쟁 돌입
2001-06-14 언론노련
'권력굴신 권호경 사장 퇴진' 막판 배수진노조, 주조정실 노동자 준법투쟁 지침 발동권호경 사장의 권력굴신과 무능경영에 맞서 253일째 무임금의 열악한 상황 속에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위원장 민경중)가 오는 18일부터 전조합원 단식에 돌입하기로 하는 등 막판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CBS지부는 지난 3일 목동 본사 사옥에서 전국중앙위원회를 열고 오는 18일부터 전파 송출을 담당하고 있는 주조정실 조합원 42명을 포함한 전체 200여명의 조합원이 단식투쟁과 철야농성에 돌입하기로 의견을 모았다.지부는 이어 지난 11일 주조정실 엔지니어 조합원들을 상대로 '준법운행 지침'을 발동했다.준법운행 지침에는 뉴스를 포함한 생방송 프로그램은 담당PD나 뉴스제작부 기자 없이 출연자 단독으로 진행하지 못하도록 한 방송운행 규정 제14조 2항 등을 포함하고 있어 현재 파행방송을 계속하고 있는 CBS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지부는 이와 함께 한국기독교교회협회(KNCC) 회장이자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인 김경식 목사에게 협상의 전권을 위임했다.지부는 "권 사장이 노조와의 교섭을 계속해서 회피하고 있는 만큼 한국교회에 전권을 위임해 그 결정에 따르겠다"고 배경을 설명한 뒤 지난 4일 김 목사에게 중재요청서를 공식적으로 전달했다.지부는 이같은 노력에도 권 사장이 계속해서 사태 해결을 회피할 경우 극한의 투쟁까지도 단행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번 단식과 중재요청이 CBS 파업사태 해결의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CBS는 왜 파업에 돌입했나CBS 사태의 장기화는 권호경 사장의 권력굴신과 의도적 사태해결 회피에 따른 것이다.권호경 사장은 지난해 1월 새천년민주당 김옥두 사무총장에게 '축 총선승리'라는 문구가 적힌 화분을 전달했다. 정치적 중립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생명으로 해야 할 언론사 사장이 집권 여당의 사무총장에게 총선 승리를 기원하는 화분을 보낸 것은 언론사상 초유의 일로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다.노조는 이에 따라 공정보도 쟁취를 기치로 지난해 1월 27일 권 사장에게 자진사퇴를 권고하며 'CBS살리기 투쟁'에 돌입했으나 권 사장은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자리보전에 여념이 없다.이어 권 사장이 YS 전대통령 앞으로 보낸 충성편지 2통과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낸 충성편지 등이 잇따라 폭로되며 언론계는 물론 교계에서까지도 권 사장 퇴진요구가 거세게 일어났다. 충성편지에는 정권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자체 폐지토록 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사태가 확대되며 부장급 이상 간부 17명과 수습기자들까지 파업에 동참했고, 권 사장이 1년에 4억원에 이르는 과다한 판공비를 지출해 왔다는 사실도 밝혀졌다.권 사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노조 와해를 추진하고 징계위원회를 열어 교섭상대인 민경중 위원장과 김준옥 사무국장을 해고하는 한편, 권 사장 퇴진 지지 입장을 밝혔다는 이유로 '시사자키' 진행자인 정태인 씨를 해임했다.또 지난 4월에는 용역깡패를 동원, 조합원들을 폭행해 언론계와 교계, 노동시민단체의 비난을 사고 있다./ 언론노보 신문개혁특보(2001.6.14)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