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9호]비리사주 장씨일가가 망친 한국일보
2001-07-25 언론노련
족벌 20명 유학 여행경비 등 회사돈 230억 탕진부채 4300억 하루하루 차입경영으로 연명무능경영 도덕성 상실 즉각퇴진만이 해결실마리대한민국 4대 중앙 일간지 한국일보가 추락하고 있다. 회사는 노조의 파업에, 중앙 언론사상 초유의 직장폐쇄라는 폭거로 맞섰다. 직장폐쇄는 노동자의 쟁의행위로 사용자가 현저하게 압력받은 경우 사용하는 유일한 대항적 쟁의행위 수단이다. 우리 법원은 직장폐쇄를 방어적인 수단으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노조약화의 의도를 지닌 공격적 직장폐쇄는 불법으로 본다. 장명수 사장은 2001년 7월 22일 오전 8시 자신의 명의로 직장폐쇄 공고를 붙였다. 장 사장은 우리 언론사에 중앙일간지 사상 최초의 사장이란 자랑스런 기록을 갖고 있다. 이제 그 기록과 함께 '중앙일간지 사상 최초의 직장폐쇄'라는 이름표도 달게 됐다. 그 직장폐쇄의 이유가 지금 한국사회의 화두가 된 언론족벌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기록도 안게 됐다.한국일보사는 30명에 가까운 친족으로 구성된 장씨 일가가 47년 동안 꾸준히 소유해오면서 사회적 공기(公器)라는 신문사를 족벌경영의 아성으로 만들었다. 한국일보에서는 10살 짜리 초등학교 아이가 주식 1%를 갖고 있고, 만 27살 짜리 대표이사 밑에 머리 허연 사원들이 일하는 것은 차라리 정상적이다. 주식 모두를 20여명의 친인척이 나눠 갖고 주주 가족의 해외여행 경비와 근무하지도 않은 친인척의 해외체류비 마저 회사돈으로 쓰는 참담한 지경에 이르렀다. 98년 현재 27명의 주주 일가가 100%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이 중 장씨만 20명이다. 이같은 40여년 족벌경영의 결과 매년 100억원씩 40년을 갚아도 모자랄 부채를 안고 자본 잠식에다 하루하루 차입경영으로 연명하고 있다. 54년 창간이후 47년 동안 4대 일간지의 지위를 잃지 않았던 한국일보는 지금 부채순위 부동의 1위라는 꼬리표를 붙인채 채권단의 결정만 바라보는 꼴이 됐다. 91년 14억원에 불과하던 주주들의 가지급금은 이후 10년동안 꾸준히 늘어 99년엔 230여억원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부채 역시 한두 해를 빼고는 계속 늘었다. 결국 회사부채가 늘어날 동안 주주들은 회사 돈을 집중적으로 빼내 가는 비리경영의 표본을 보여왔다. 이제는 수십억원이 없어 부도위기를 맞아야 하는 부실경영이 일상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자매지까지 5개 일간지의 최고의사결정은 모조리 장씨 일가가 독점하고 있다. 전문경영인이 발붙일 틈조차 없다.지금도 회사는 40년 부실경영을 끝장내기 위한 노조의 투쟁을 임금 몇 푼을 얻기 위한 싸움으로 폄하하면서 정상제작을 부르짖고 있다. 대체근로까지 투입해서야 4개 공장중 한 두개 공장에서 겨우 윤전기를 돌리는데도 '편집국이 파업하지 않아 정상제작 중'이란 어처구니 없는 社告로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 신문은 전송된 기사만으로 제작되지 않는다. 한국일보는 노조의 1차, 2차 시한부 파업과 전면파업으로 현재 평일 기준 40면에서 32면으로 줄여 나온다. 제때 판갈이도 못하고 있다. 4개 공장 중 2∼3개 공장이 가동되지 않아 성남공장에서 경남, 전남까지 수송시간도 더 걸려 배달지연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한국일보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질권으로 저당잡힌 퇴직금 환원과 주주들이 가져간 가지급금 내역공개 및 환원문제는 투명경영을 실현하라는 압박이다. 이는 곧 투명경영을 통해 주주들의 경영책임을 묻고 한국일보를 정상화시키자는 목소리다./ 언론노보 309호(2001.7.25)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