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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지부 성명서] 공공기관 통폐합 논의, 포괄적 고용승계가 먼저다

등록일
2026-03-18 09:33:03
조회수
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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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통폐합 논의, 포괄적 고용승계가 먼저다

 

 디지털 플랫폼의 확산으로 미디어 산업의 구조는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알고리즘과 데이터 권력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플랫폼은 광고 시장을 넘어 콘텐츠 유통과 이용자 접점 전반에서 영향력을 확대 하고 있다. 그 결과 국내 미디어 생태계 전반이 구조적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 환경의 변화는 국가에 미디어 정책 체계 전반의 재검토를 요구한 지 오래다. 방송·통신 정책 추진 체계를 재점검하고 미디어 환경에 부합하는 정책 방향을 모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미디어 관련 공공기관의 역할과 기능을 재검토하고 정책 수행 체계를 재정비하는 것 또한 피할 수 없는 일 이다.

 

 그러나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된 한국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 설립(안)은 우려스럽기만 하다. 복 수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통폐합은 하나의 기관 내에서 행해지는 조직 재편이 아니다. 우 선적으로 산업 정책 방향이 설정된 후 공공기관의 역할이 정해져야 한다. 게다가 기관 통폐합은 일터의 변화 역시 수반하기에 노동자의 삶에 미치는 영향 또한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그럼에 도 이번 (안)은 그 도출에 이르기까지 정책적 검토와 사회적 논의는 생략된 것으로 보인다. 법률 (안)의 형태로 갑자기 등장해 언론 보도를 장식했다. 이러한 방식은 정책 논의의 순서를 거꾸로 만든다.

 

 가장 우려스러운 지점은 이번 법률(안)이 노동자의 고용 문제를 매우 가벼이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법률(안) 부칙 제3조 제5항은 “재단등의 직원은 설립위원회가 정하는 바에 따라 진흥원의 직원이 된 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기관 통합 과정에서 노동자의 고용을 설립위원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개편 논의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원칙은 노동자의 고용안정이다. 공 공기관 통폐합에서 반드시 지켜져야 할 단 한 가지가 있다면 포괄적 고용승계 원칙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공공기관 개혁과 관련하여 “공공기관 개혁이라는 명분 아래 힘없는 사람을 자 르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공공기관 개혁은 정책의 효과성을 높이고 공공기 관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개혁의 과정에서 노동자에게 불확실성과 위험을 전가하는 방식은 결코 용인될 수 없다.

 

 또한 현재까지 알려진 통합 구상 역시 정책 설계 측면에서 충분한 설명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 다. 법률(안)과 언론 보도 내용만으로는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들을 하나의 조직으로 결합하 여 어떤 정책적 시너지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다름 아닌 사회적 논의의 부재 탓이다. 공공기관 개편에서 중점을 두어야 하는 것은 정책 효과의 달성 가능성이지 조직 수의 축소가 아니다. 숫자 감축에만 매몰된다면 정책적 시너지는 고사하고 행정 비효율만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러한 상황에서 공사 경영진의 태도는 ‘무책임’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기관 존립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면 가장 먼저 이를 알아차려야 할 이는 해당 기관의 경영진이다. 논의 상 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구성원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그 대응책을 제시해야 한다. 기관의 입장을 분명히 하여 구성원이 안심하고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사 경영진이 보여준 모습은 책임 있는 태도와는 거리가 멀다. 공사를 대상으로 하는 통폐합이 법률(안)으로 발의되고 언론에까지 보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은 아직까지 구성 원들에게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만약 이러한 논의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면, 그리하여 입장 정리를 못 한 것이라면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정책 수립 단계에서 배제되었음을 의미한다. 무 책임에 무능력이 더해지는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방관이나 침묵이 아니라 책임지는 리더십이다. 경영진은 현재 제기된 통폐합 논 의에 대해 기관의 공식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구성원들에게 지금의 상황과 대응 방향을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통폐합 방식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있다면 기관의 역할과 기능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그리고 구성원들의 노동과 삶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통폐합 기관 설립을 위한 논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책임 있게 대응해야 한다. 없는 능력까지 끌어다 써야 한다.

 

 다시금 말한다. 미디어 공공기관 통폐합은 단순한 조직 재편이 아니다. 숫자 줄이기 차원에 머물러 서도 안 된다. 미디어 공공기관 통폐합은 미디어 정책 수행 체계를 재구성함과 동시에 노동자의 삶을 뒤바꾸는 중대한 정책 결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당사자의 참여가 보장되는 사회적 논의가 필수적이다.

 

 이에 우리는 정치권과 공사 경영진에게 아래의 사항을 분명히 요구한다.

 첫째, 통폐합에 있어 노동자의 포괄적 고용승계를 법률에 명시하라. 이는 협의할 수도 양보할 수도 없는 사안이다.

 둘째, 미디어 정책과 산업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라. 미디어 공공기관 통폐합이 기관 숫자 줄이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셋째, 공사 경영진은 통폐합 논의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기관의 입장을 분명히 하라. 구성원 들의 노동과 일터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 그것이 경영진의 책임 있는 자세이며 도리다.

 

2026 3. 18.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지부

 

작성일:2026-03-18 09:33:03 211.35.5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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