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일
- 2026-03-23 09:27:25
뼈대가 무너진 매일신문, 즉각 쇄신하라!
우리는 참담하고 분노하는 심정으로 2026년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 탈락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마주한다. 이번 탈락은 단순히 정부 지원금 사업 하나를 놓친 일회성 해프닝이 결코 아니다.
이는 현재 매일신문의 경영, 언론윤리, 지역성, 인사관리 등 언론사가 갖춰야 할 뼈대와 근간이 얼마나 심각하게 무너져 내렸는지를 만천하에 드러낸 상징적이고도 수치스러운 결과다. 매일신문은 핵심 가치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벼랑 끝 위기에 처해 있다.
경영 건전성의 붕괴: 자본잠식과 경영진의 모럴해저드
경영 지표는 참담함을 넘어 절망적이다. 경영 건전성 평가는 170점 만점에 70점으로, 평균(109.9점)에 한참 못 미쳤다. 자본잠식과 적자, 부채 등 경영 악화가 그대로 드러난 결과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회사의 영업이익은 흑자를 유지하다 2022년부터 적자로 돌아서며 본업의 수익 창출 능력이 완전히 무너졌다. 자금난 속에서 회사의 유동성을 단기 주식 투자에 쏟아붓기도 했다. 이는 경영진의 무책임한 모럴해저드를 여실히 보여준다.
보도 윤리 실종과 네이버 퇴출이라는 생존의 위협
보도 윤리 부문은 210점 배점에 반 토막도 안 되는 95점을 받아 사실상 낙제했다. 평균(183점)에도 턱없어 모자란다. 또한 지난해 한국신문윤리위원회로부터 받은 주의 조처는 100건을 넘어선다. 타사 기사 및 이미지 무단 도용,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혐오 보도, 기사형 광고 등 상업주의적 저널리즘이 고착화되었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이러한 보도 행태가 네이버 콘텐츠 제휴사(CP) 퇴출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의 운영평가 기준에 따르면, 유가 기사 전송이나 저작권 침해가 소수만 적발되어도 즉각 누적 벌점 10점을 초과해 계약이 해지될 수 있는 백척간두의 위기 상황이다.
불투명한 인사와 구성원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시스템
인사관리 점수도 배점의 절반을 갓 넘는 수준에 그쳤다. 투명성이 결여된 ‘묻지마 인사’와 노조의 참여를 배제한 밀실 경영의 산물이다. 경력직과 계약직 중심의 비공개 채용도 남발되었다. 이 탓에 계약직은 높은 퇴사율을 보이며, 조직의 연속성을 파괴하고 있다.
특히 본사의 온라인 및 지면 업무 과부하에도 불구하고, 2025년 신입 공채는 전무했던 반면 서울 경력직 취재 인력을 집중적으로 채용하는 '서울 쏠림' 현상을 보였다.
현장은 한계에 다다랐다. 2월부터 시작된 유급휴직제로 인해 곳곳에서 과로의 일상화가 진행 중이다. 만성적인 인력난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구성원들에게 휴식권 보장은커녕, 비용 축소만을 목적으로 한 연차촉진제 도입까지 강행하려 하고 있다.
지역 정체성 훼손과 미래 비전의 부재
지역신문의 존재 이유인 '지역 기사 보도비율' 점수 역시 타사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비용 절감과 인력 부족을 핑계로 대구·경북 현장의 밀착 취재를 외면하며 언론의 정체성을 스스로 잃어버렸다.
올해 창간 80주년이라는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했음에도, 미래를 향한 비전 제시도 찾아볼 수 없다. 부산일보가 올해 80주년을 맞아 종합 미디어 그룹 도약과 지역 어젠다 선도라는 명확한 비전을 선포하고, 타 언론사들이 혁신적인 연중 기획과 신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동안, 매일신문은 80주년을 알리고 미래 성장을 이끌 콘텐츠와 행사가 빈약하고 허술하다.
우리는 더는 회사가 망가지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 대주주와 매일신문 경영진에게 강력히 촉구한다.
경영진은 참담한 경영 성과와 무책임한 투자에 대해 책임지고 즉각적인 경영정상화 방안을 제시하라!
상업주의에 찌든 보도 행태를 반성하고, 신뢰 회복과 포털 퇴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보도 윤리 개선책을 마련하라!
밀실 인사를 중단하고,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관리 시스템을 즉각 확립하라!
땜질식 채용과 유급휴직제로 촉발된 현장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성장을 위한 공채 재개 및 교육시스템을 도입하라!
지역민의 목소리를 외면한 처사를 반성하고, 창간 80주년에 걸맞은 중장기적 지역 정체성 회복 비전을 제시하라!
2026년 3월 2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매일신문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