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보다 더 미국적 시각에서 선과 악의 대결구도로 몰아가 인용외신 CNN 뉴욕타임즈 AFP 워싱턴포스트 순대부분 미국언론 여과없이 보도 주체적 시각 상실 한국언론의 미국테러 및 미-아프간 전쟁보도는 '미국보다 더 미국적인 시각'에서 '선과 악의 대결구도'로 몰아가는 고질적 문제점을 다시 한번 드러내면서 저널리즘의 원칙인 객관성과 공정성이 상실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언론위원회는 지난 9일 한국언론재단 12층 연수센터에서 '전쟁보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를 갖고 정재철 동신대교수의 '미국 대테러전쟁에 대한 텔레비전뉴스 프레임분석', 김창룡 인제대교수의 '신문의 2001년 미국 테러사건 보도와 문제점에 관한 연구'를 통해 테러와 전쟁보도에 대한 방송과 신문의 문제점을 살펴봤다. 김창룡 교수는 신문보도의 문제점으로 미국언론 특히 CNN에 전적으로 의존한 점, 인용언론사의 크레딧 표기를 무시한 윤리적 문제점, 특파원수의 부족, 특파원 활동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조선 중앙 동아 한겨레신문을 9월11일 사건발생부터 일주일간 분석한 결과 이들의 외신인용보도는 총 131건중 CNN이 25건으로 가장 많았고, 뉴욕타임즈가 20회로 2위, AFP가 18회로 3위, 워싱턴포스트가 15회로 4위, 영국언론(BBC 더타임즈)이 12건으로 5위를 차지, 미국언론 일색이었다. 또 사건보도 첫날 조선과 중앙은 '미국이 공격(테러) 당했다'는 표현으로 동아의 '미 동시다발테러', 한겨레의 '미국 심장부 폭발테러'에 비해 주관적 입장을 드러냈다. 크레딧 사용이 부적절했거나 의심이 가는 것으로는 동아가 사내기사작성건수 66건 중에서 26건 (39.4%)으로 가장 많았으며, 조선이 80건중 26개 (32.5%), 중앙이 49건중 16건(31.6%), 한겨레가 51건중 8건 (15.7%)으로 나타났으며 평균은 29.8%였다. KBS 9시 뉴스를 중심으로 분석한 정재철 교수에 따르면 미국의 아프간에 대한 전쟁을 군사보복주의라는 프레임을 사용함으로써 정당하고 합리적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반면, 아프간과 이슬람 사람들은 과격주의 결사항전 등의 프레임을 통해 전반적으로 과격한 사람들이라는 해석틀을 사용해 방송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문성의 부재로 우리만의 독특한 시각과 독립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미국 언론을 통해 선과 악의 대결구도로 몰아가는 경향을 나타냈다. 또 전쟁자료화면을 과도하고 자극적으로 반복사용, 시청자들에게 전쟁을 컴퓨터게임과 같은 착시현상을 갖게 할 가능성이 있으며, 전쟁으로 죽어가는 아프간인 난민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주체적 관심을 둔화시킬 가능성도 지닌 것으로 분석됐다. 사회는 김승수 전북대교수가 맡았으며, 토론자로 송재헌 KBS PD, 김석창 언론노조 교육국장, 정운현 대한매일 차장,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가 참석했다./ 언론노보 316호(2001.11.14)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