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한 목소리에 귀기울여"세상은 변해야 해!, 더 이상 이대로는 안돼!... 혼돈과 아이러니의 세상에서, 우리시대가 변하기를, 우리 사회가 한 번쯤 뒤집히기를 기대하는 말들에 <르포 시대공감>이 답하고자 합니다. <르포 시대공감>은 현장에서 뿜어 나오는 뜨거운 삶의 열기에, 소외된 곳에서 울려 퍼지는 작은 감동들에, 변화의 싹이 움트는 곳에서 부는 신선한 바람에 공감하고자 합니다"iTV의 <르포 시대공감>이 지난 4월 4일 첫 방송을 시작하면서 시청자들에게 그리고 한국 사회에 던진 약속입니다. 민주언론상은 이 약속에 '르포 시대공감'이 얼마나 성실하게 임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상이었습니다. 사회의 약자, 사각지대.. 정권도 자본가도 그리고 언론도 외면한 곳에, 미약한 목소리지만 그들에겐 너무나 절실한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그들의 목소리를 담으며 함께 분노하고 때로는 너무나 암담한 현실에 절망하기도 했던 시간들.. 그 목소리를 힘있는 사람들의 잣대가 아닌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세상을 꿈꾸는 마음으로 담아내기 위해 노력해온 시간이었습니다. 6mm 카메라를 들고 직접 발로 뛰어 다니며 험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지만, 그 속에서 저희 팀원들은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소외된 곳에는 언제나 올바른 소리를 부르짖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약자들이 모인 그곳에는 너무나 진실된 힘이 있었습니다. 정권의 약속에 자본의 논리에 휘둘린 사람들을 만나며 느낀 분노는 외면해선 안될 사회의 이면을 온몸에 담금질 할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민주언론상 수상은 프로그램의 질과 재미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선행되는 건 진실을 담는 힘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에게 계속해서 사회 구석구석에 귀를 기울이라는 격려와 책임감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민주언론상 보도특별상 수상의 또다른 힘은 상을 받았다는 외면적인 결과보다 '르포 시대공감'을 이끌어가는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이 길이 옳다는 것을 증명해 보일 수 있었던 겁니다. 그것은 민주언론상의 시작인, 불의에 대항해온 17년 언론 운동이라는 무게의 힘에서 비롯되는 것이었습니다. 바른 소리를 외치자는 결의와 그 결의를 갈등하게 만드는 안팎의 압력. 그리고 그런 어려움 속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는 후배들의 앞날까지 생각해야 하는 처지에서 그래도 후배들에게 옳은 소리를 숨기지 않기 위해 용기를 가지라고 독촉하며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수상하던 날도 각자 촬영을 하다 달려온 후배들, 평소와 다름없는 옷차림으로 어깨에 무거운 카메라를 메고 저 뒤 한켠에 서있는 그들을 보며 괜히 마음이 벅차 올랐습니다. 조금은 지쳐있던 후배들이 '민주언론상'을 받는 제 모습을 보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길 바라며, '르포시대공감'이 후배들에게 어디서건 떳떳한 언론인으로 남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합니다.혹자는 세상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변화를 꿈꾸는 자의 것이기도 합니다. 언론의 역할은 무엇인지 누구를 위해 '르포시대공감'이 존재하는지 되새기며, 혼돈과 아이러니의 세상에서, 우리 시대가 변하기를, 우리 사회가 한 번쯤 뒤집히기를 기대하는 말들에 대한 <르포 시대공감>의 대답은 계속될 것입니다. 강일석 시대공감 PD/ 언론노보 317호(2001.11.28) 6면